짜릿한 ‘역전승’… 출구조사 뒤집고 살아 돌아온 후보들

입력 2024-04-11 05:52 수정 2024-04-11 12:59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왼쪽)과 국민의힘 나경원 당선인이 웃고 있다. 연합뉴스

출구조사 결과를 뒤집고 살아 돌아와 출마지에 승리의 깃발을 꽂은 후보들이 화제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국민의힘 나경원 당선인은 당초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류삼영 후보에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 후보가 52.3%, 나 당선인은 47.7%였으나 최종적으로 결과는 뒤집혔다.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내리 4선을 한 나 당선인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며 5선을 달성하게 됐다.

그는 당선 소감에 대해 “굉장히 저희에게 거친 선거 과정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금 예상하건대 아주 녹록지 않은 국회의 모습일 것으로 생각한다. 굉장히 국민께서 답답해하시고 어려운 일이 많은데 또다시 정쟁으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가 굉장히 높다”며 “국회가 국민을 바라보고 일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고 말씀을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여당의 열세에 대해선 “국민의힘이나 정부·여당이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아마 저희가 이번 선거에 큰 의석을 얻지 못한 건 아닌가 생각한다”며 “더욱 국민 마음에 가까이 가는, 민심을 소중히 여기는 그런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경기 성남분당갑의 국민의힘 안철수 당선인도 ‘역전승’을 거뒀다. 출구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52.8%)가 안 당선인(47.2%)을 앞질러 선두를 달렸다. 승리의 기쁨 속에서 안 당선인은 “민생 문제와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정부에 전달하는 쓴소리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당선인(왼쪽)과 김재섭 당선인. 연합뉴스

박빙의 경합이 벌어진 경기도 화성을에서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당선의 승기를 잡았다. 출구조사 결과에선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가 43.7%로 이 당선인(40.5%)을 앞섰으나 최종 결과는 달랐다.

이 당선인은 국민의힘에서 대표까지 지냈으나 탈당 후 제3지대 신당을 창당했다. 이날 당선을 확정하면서 정계 입문 13년 만에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그는 2011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에 깜짝 영입되며 ‘박근혜 키즈’로 불렸다. 이때 청년 이슈에 목소리를 내며 보수 정권 재창출에 기여했다. 2016년 탄핵 정국 때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고, 2017년 대선에서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도왔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는 보수 통합으로 탄생한 미래통합당 지도부에 합류하면서 ‘친정’에 복귀했다. 이 후보는 2021년 6월 전당대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을 꺾고 거대 양당 사상 최초의 30대 대표로 당선되면서 한국 정치사의 큰 이변을 낳았다.

이후 당을 이끌면서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 등으로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당선인은 총선에 참패한 여당을 향해 “이번 선거 결과를 보니 여당이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전 선거에서 대승을 이끈 대표였던 사람이 왜 당을 옮겨서 출마할 수밖에 없었을까에 대해선 윤석열 대통령께서 곱씹어 봤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30대끼리 대결을 펼친 도봉갑에서도 출구조사 결과가 뒤집혔다.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후보가 52.4%, 국민의힘 김재섭 후보는 45.5%로 나타났으나 당선인 자리는 김 후보가 꿰찼다.

1987년생으로 ‘정치 신인’인 김 당선인은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던 도봉갑에서 승기를 꽂았다. 그는 당선 소감에 대해 “기쁨도 기쁨이지만 국민께서 정부·여당에 대해 매서운 심판을 했다”며 “엄중한 경고를 굉장히 깊이 통감하고 정부가 바로 갈 수 있게끔 당 안에서 굉장히 혁신적인 목소리 많이 내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다시 한번 국민께 사랑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울산 동구의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당선인도 출구조사에서 간발의 차이로 패배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경쟁자인 국민의힘 권명호 후보가 46.20%, 김 당선인은 44.50%로 1.70% 포인트 차이였다. 하지만 당선의 기쁨은 김 당선인에게 돌아갔다. 김 당선인이 45.88%, 권 후보가 45.20% 득표율을 보였다. 단 568표 차이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