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중국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으로 하향… 中 “매우 유감”

입력 2024-04-10 16:26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10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이에 중국 정부는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피치는 중국 공공 재정의 위험성을 언급하면서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번 결정은 중국의 공적자금에 관한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을 반영했다는 게 피치의 설명이다. 피치는 “중국이 부동산 의존 성장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재정 정책은 앞으로 몇 년간 성장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고, 이는 부채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5.8% 수준이었던 중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올해 GDP의 7.1%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엄격한 코로나19 억제 조치로 인해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었던 2020년 재정적자가 GDP의 8.6%에 달했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피치는 중기적으로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전망을 하향 조정했지만, 중국의 신용등급(IDRs·장기외화표시발행자등급)은 ‘A+’로 유지했다.

또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5.2%에서 4.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상향 조정한 씨티그룹이나 국제통화기금(IMF)과는 대조적이다.

중국 재정부는 이날 피치의 발표 직후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피치의 평가 시스템은 중국의 재정 정책이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거시 레버리지 비율을 미래 지향적으로 안정화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재정부는 또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방정부 부채 문제와 관련해 “숨겨진 부채의 규모도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중국의 지방 정부 부채 해결 작업은 질서 정연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위험은 통제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올해 5% 안팎의 경제성장 목표를 설정했다”며 중국 경제의 장기적인 발전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