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도입 ‘수검표’에 지역구 당선자 11일 새벽 2시쯤 윤곽

입력 2024-04-09 18:12
9일 부산 동래중학교 체육관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소가 설치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4·10 총선의 당선자 윤곽은 과거 총선과 비교해 2시간가량 늦은 새벽 2시쯤 드러날 전망이다. 이번 선거부터 개표 사무원이 투표지를 직접 확인하는 수검표 절차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접전지를 제외한 지역구의 경우 총선 다음 날인 11일 새벽 2시를 전후해 당선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초박빙 접전지는 오전까지 개표가 진행된 뒤에야 윤곽이 분명해질 전망이다.

여야는 전체 254개 지역구 중 약 50여곳을 3~4% 포인트 차로 당락이 갈릴 수 있는 접전지로 분류하고 있다. 결국 각 정당의 최종 의석 수는 11일 오전이 돼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구·경북이나 광주·호남 등 여야의 전통적인 텃밭은 투표 당일 밤이면 당락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총선의 개표 작업이 늦어지는 건 수검표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수검표는 개표 사무원들이 투표지가 후보와 정당별로 정확히 분류됐는지 손으로 한 장 한 장 직접 확인한 후 심사계수기에 넣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투표함에서 꺼낸 투표지를 분류기에 넣은 뒤 곧장 심사계수기에 투입해 득표 수를 확인했다. 개표 사무원은 이때 투표지 자체에 이상이 없는지만 육안으로 확인했다. 투표지 분류기는 광학 센서가 투표지에 찍힌 빨간색 기표 도장을 인식, 어떤 후보자(비례 투표의 경우 정당)를 선택했는지 자동으로 분류한다. 역대 최다 비례정당 숫자(38개), 최장 투표지 길이(51.7㎝)도 개표 시간을 늘리는 요인이다.

과거 선거 때마다 일각에선 투표지 분류기 해킹 가능성을 거론하며 부정선거 의혹을 꾸준히 제기했다. 이에 선관위는 분류기의 분류 이후 사람이 직접 재확인하는 절차를 추가했다. 선관위는 개표 현장에 사무원도 20% 증원 배치할 방침이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개표 시간은 앞선 총선들보다 2~3시간 긴 9시간26분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개표 사무원이 보호 장비와 장갑을 착용하고 투표용지를 확인했기 때문에 시간이 길어졌다. 20대 총선은 7시간50분, 19대 총선은 6시간23분, 18대 총선 5시간41분, 17대 총선에선 6시간37분 만에 개표가 완료됐다.

비례대표 당선자는 11일 오전 중에 결정될 전망이다. 조동진 선관위 대변인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역구 개표가 먼저 이뤄진 뒤 비례대표 개표가 진행될 것”이라며 “비례대표 개표는 11일 오전 최종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선 모바일 신분증으로도 투표가 가능하다. 모바일 운전면허증·국가자격증 등을 투표소에 제시해 본인 확인을 거치면 된다. 다만 신분증을 촬영하거나 화면을 캡처해 저장한 이미지 파일은 신분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