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입틀막’ 졸업생… “기본권 침해 당했다” 헌법소원

입력 2024-04-09 17:36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왼쪽)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위 수여식에서 대통령경호처 요원에게 강제로 퇴장당한 것과 관련해 헌법소원 심판청구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위 수여식에서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다 경호원에게 입을 틀어막힌 채 강제 퇴장 당한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 9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카이스트 석사 졸업생인 신씨는 헌재 앞 기자회견에서 “당일 나는 석사학위 졸업장을 받으러 갔지만 경호처의 연행과 감금 때문에 (졸업장을) 받지 못했고 차가운 방에서 박수 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누구도 다시는 겪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통령 경호처가 나를 졸업식 업무방해로 신고해 경찰에 체포됐고,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생각해보라. 그렇게 받고 싶었던 졸업장이 눈앞에 있는데 내가 뭐 하러 졸업식을 방해했겠는가”라고 말했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선거대책위원장도 기자회견에서 “부자 감세 철회와 R&D(연구·개발) 예산 복구를 외쳤다는 이유만으로 ‘입틀막’과 불법 감금을 자행한 행위는 법률 위반일 뿐아니라 중대한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행위는 정권 심판의 이유를 하나 늘려주는 것”이라며 “녹색정의당은 무도한 정권을 최선두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씨는 지난 2월 16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윤 대통령의 축사 도중 ‘부자 감세 중단하고 R&D 예산 복원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다 경호원들에게 강제 퇴장 당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