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준혁 경기 수원정 국회의원 후보가 2022년 출간한 저서에서 퇴계 이황을 ‘성관계 지존’으로 지칭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안동 유생들이 9일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나섰다.
유교문화선양회 등 안동 유림 인사들은 이날 상경해 국회의사당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건(유생이 머리에 쓰는 두건)과 도포 차림으로 회견에 나선 이들은 김 후보를 향해 “정도(正道)를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서, 있지도 않은 사실로 낯 뜨겁게 선현을 욕보이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조 전문 교수를 자처하는 사람이 정조대왕이 얼마나 퇴계 선생을 존모(尊慕·존경하고 그리다)했는지 모르지 않을 텐데, 이런 망발을 기탄없이 그리고 지속적으로 해왔다는 것에 퇴계 선생 종손과 민주시민은 규탄을 금치 못하겠다”고 강조했다.
2022년 2월 출간된 책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 2권에는 퇴계 이황 선생에 대해 “성관계 방면의 지존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승된 설화를 보면 퇴계 이황의 앞마당에 있는 은행나무가 밤마다 흔들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림은 또 “퇴계 선생은 ‘겨레의 스승’으로까지 추앙받고 있는 선현이며 중국과 일본 제국주의 학자조차 존경을 표해 마지않았다”며 “이런 비뚤어진 사고로 국민의 선량(選良)이 돼 국정을 논하겠다고 국회의원 지위까지 탐내는 것은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후보의 망언을 거듭 엄중히 규탄함과 동시에 본인은 잘못에 대해 깊이 사죄하고 국회의원 후보에서 사퇴하고, 당 차원에서도 즉각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