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l you marry me?(나랑 결혼해줄래?)” “Yes!(좋아!)”
달이 해를 점차 가리고 주위가 점점 어두워지자 곳곳에서 벅찬 듯한 목소리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하늘을 까맣게 물들인 개기일식이 시작되자 수백 쌍의 커플들이 합동 결혼식을 올렸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 등 현지 매체는 미국 남부 아칸소주 러셀빌에서 대규모 합동 결혼식 이벤트 ‘일로프 앳 더 이클립스(Elope at the Eclipse)’가 개최됐다고 보도했다.
일로프(Elope)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도망가는 것을 뜻한다.
주최 측은 지난해 7월부터 “저 달에 닿을 만큼(to the moon and back)” 사랑에 빠진 커플들에게 행사를 홍보해왔다. 이들은 결혼식 주례와 음식, 꽃 등은 주최 측에서 준비할 것이며 참여를 원하는 커플들은 축제 참여 티켓과 결혼 증서, 결혼식에서 입을 옷만 지참해 오면 된다고 홍보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총 358쌍의 커플이 합동 결혼식을 올렸다.
행사에 참여한 카일리 어거스틴과 마이클 라이스는 지난 2017년 개기일식 때 첫 데이트를 한 이후 7년 만의 개기일식 날 러셀빌을 찾아 결혼식을 올렸다.
“너는 나의 태양이고 달이고 별이야.”
주위가 깜깜해지기 시작하자 카일리와 마이클은 평생의 동반자가 될 것을 약속하며 반지를 교환했다.
이날 결혼한 또 다른 커플 카를로타 콕스와 매튜 홀로웨이는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결혼식”이라고 NYT에 말했다.
또 다른 지역에서도 합동 결혼식이 열렸다.
ABC방송 지역 채널인 13actionnews는 오하이오주의 작은 마을 티핀에서 열린 합동 결혼식을 보도했다.
이날 티핀에는 70쌍이 넘는 커플들이 개기일식 아래 결혼하기 위해 모였다.
포스토리아에서 온 제니 해리스와 바트 롬바디는 “완벽한 개기일식이 이루어진 날에 결혼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완전히 독특한 이벤트”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월요일은 결혼식 날짜로 선호되는 날은 아니다. 그러나 NYT 보도에 따르면 결혼식 서비스 웹사이트 ‘더 나트(The Knot)’에 전년도 결혼식 등록 건수의 2배가 넘는 약 750건의 결혼식이 등록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번 북미 개기일식은 7년 전 개기일식보다 더 넓은 곳에서 더 오랫동안 관측 가능해 큰 화제를 모았다. 글로벌 경제분석회사 페리먼그룹은 미국 내 많은 사람들이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이동함에 따라 최대 8조원의 경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