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모습이 등장하는 ‘짜깁기 영상’을 최초로 만든 제작자를 특정해 입건했다. 해당 피의자는 특정 정당의 당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 정치적 목적에서 영상이 만들어져 유포됐을 개연성이 높다는 뜻이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8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가상으로 꾸며본 윤 대통령 양심고백 연설’ 영상 제작자인 50대 남성을 특정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미 진행했다. 조 청장은 “(어느 정당인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정당 소속이고, 그 당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해당 영상을 유통한 9명도 특정해 이중 3명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조사를 진행했다. 나머지 6명에 대해서도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짜깁기 영상 제작자와 유포자들 간 공모 여부를 묻는 질문에 조 청장은 “확인해 봐야 한다. 현재까진 확인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양심고백 연설’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유포됐다.
46초 분량의 영상에서 윤 대통령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 윤석열, 국민을 괴롭히는 법을 집행해 온 사람이다. 무능하고 부패한 윤석열 정부는 특권과 반칙, 부정과 부패를 일삼았다”라고 발언한다.
해당 영상은 윤 대통령의 과거 연설 장면을 짜깁기한 조작 영상이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지난 2월 해당 영상을 제작·유포한 성명불상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3일 긴급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심의, 삭제 및 차단 조치하기로 했다. 메타와 틱톡 등 플랫폼사들은 방심위가 삭제 요청한 문제 영상 22건에 대해 모두 삭제 조치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