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건전성과 경영 안정성과 관련해 그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일부 투자자가 걱정하는 관리종목 편입 우려 가능성이 없다.”
1월 24일 엔케이맥스가 관리종목 편입 루머에 주가가 폭락하자 박상우 엔케이맥스 대표가 이를 일축하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냈다. 하한가로 내려선 엔케이맥스는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에 낙폭을 소폭 줄여 마이너스(-)28.90%로 마감했다. 박 대표의 말을 믿은 개인 투자자가 186억5800만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해준 덕분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케이맥스는 지난달 공시번복과 공시 불이행 등을 이유로 불성실공시 법인에 지정된 데 이어 이달 5일에는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있다. 1월 관리종목 편입 가능성은 뜬소문이 아니었던 셈이다. 회사의 해명은 모두 거짓이 됐다. 이처럼 회사 상황과 실적 전망을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숨기는 기업들이 늘면서 개인 투자자의 투자 손실이 커지고 있다.
엔케이맥스는 1월 30일에는 최대주주인 박 대표 지분이 반대매매를 당해 지분율이 12.94%에서 0.01%로 쪼그라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때 회사는 “최대주주로 책임경영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경영진의 생각은 달랐다. 조용환 엔케이맥스 부사장은 2월 2일과 5일 다섯 차례 걸쳐 모든 보유 지분을 장내에서 내다 팔았다. 역시나 해당일 개인 투자자는 엔케이맥스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8월 상장해 증시 입성한 지 7개월밖에 안 된 사이버 보안 전문기업 ‘시큐레터’도 상장 폐지 위기에 처했다. 엔케이맥스와 마찬가지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2022년 재무제표에 대해 회계부정이 의심된다는 이유에서다. 상장사의 재무제표는 투자자를 위한 정보로 여기에 부정이 있었다면 투자자를 속이려 한 것과 마찬가지다.
시큐레터는 부진한 실적을 숨겨 ‘뻥튀기 상장’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반도체 팹리스 파두와 마찬가지로 상장 전 제시했던 실적 목표와 현실과 괴리가 커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내려간 지 오래다. 시큐레터는 지난해 공모과정에서 2023년 매출 목표로 57억원을 제시했지만, 실제 매출은 25억원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상장 직후인 3분기 매출로는 2억3000만원을 낸 것으로 나타나 상장주관사인 대신증권은 물론 이를 심사한 한국거래소 등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