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사임이라는 초강수도 통하지 않았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떠난 뒤 치른 첫 경기에서도 완패를 당하며 시즌 첫 승을 또 다음으로 미뤘다.
전북은 7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K리그1 강원 FC와 6라운드 홈 경기에서 2대 3으로 패했다. 개막 후 6경기에서 3무 3패를 거둬 시즌 초반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 중이다. K리그 1부와 2부를 통틀어 25개 구단 가운데 아직 1승도 올리지 못한 팀은 전북이 유일하다.
사령탑의 부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엉성한 경기력이었다. 지난해 6월 부임한 페트레스쿠 감독은 전날 자진 사임을 결정했다. 지난 시즌 무관에 그친 후 올 시즌도 부진이 길어지며 결국 약 10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박원재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은 후 반등을 꾀했지만 여전히 손발이 맞지 않았다.
경기 내내 강원에 주도권을 내줬다. 전반전엔 볼 점유율 33-67%로 크게 밀린 뒤 이렇다 할 공격 전개를 펼치지 못했다. 전반 29분 이동준이 스프린트 후 골문 앞 전병관에게 찔러 준 패스를 제외하고는 박스 안을 꿰뚫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좋은 기회를 만들었던 이동준마저 이때 햄스트링에 무리가 와 교체로 물러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40분 이상헌의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준 전북은 전반 종료 직전 김태환이 때린 슈팅이 윤석영의 핸들링 판정이 나면서 페널티킥으로 가까스로 추격의 기회를 마련했다. 그러나 후반전에도 어수선한 분위기는 계속됐다. 패스는 자주 끊겼고, 역습 전개는 어설펐다. 어쩌다 얻게 된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문전 혼전 끝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강원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25분 수비수 강투지의 원더골로 역전에 성공한 뒤 3분 만에 이상헌이 다시 골망을 가르며 전북의 추격을 뿌리쳤다. 이상헌은 이날 2경기 연속 멀티골을 올리는 데 성공하며 리그 득점 단독 선두(7골) 자리를 지켰다. 전북은 후반 추가시간 문선민의 발리슛이 골로 연결되며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