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 박지원과 또 충돌…“우연 4번은 고의” 비난 폭주

입력 2024-04-07 11:26 수정 2024-04-07 13:29
쇼트트랙 선수 황대헌(강원도청). 오른쪽 사진은 지난 6일 2024-2025시즌 쇼트트랙 500m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황대헌과 충돌한 뒤 밀려나는 박지원(서울시청) 선수의 모습. 연합뉴스, 엑스 캡처

쇼트트랙 선수 박지원(서울시청)과 황대헌(강원도청)이 국가대표 1차 선발전 500m 준결승에서 또다시 출동했다. 이번 시즌에만 벌써 네 번째 충돌이다. 반복되는 상황에 분노한 네티즌들은 “우연이 반복되면 고의”라며 황대헌의 SNS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6일 목동 실내빙상장에서 2024-2025시즌 쇼트트랙 500m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이 열렸다. 황대헌과 박지원은 준결승 2조에서 만났다. 1번 시드에서 출발한 박지원은 2위로 레이스를 시작했고 그 뒤를 황대헌이 추격했다.

두 선수의 충돌은 첫 바퀴에서 발생했다. 황대헌이 곡선주로에서 안쪽으로 파고들던 중 박지원이 뒤로 밀려 펜스까지 밀려났다. 황대헌은 조 2위로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박지원은 최하위를 기록하며 탈락했다. 주심은 해당 장면에 대해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

지난 6일 2024-2025시즌 쇼트트랙 500m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박지원과 황대헌이 충돌하는 장면. 엑스 캡처

박지원과 황대헌의 충돌은 이번 시즌에만 벌써 네 번째다. 황대헌은 지난해 10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 도중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뒤에서 밀어 실격 처리를 받았다. 지난달 17일 ISU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과 이튿날 남자 1000m 결승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박지원은 황대헌과 충돌한 경기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고, 황대헌은 ‘팀킬’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거세지자 황대헌은 지난달 19일 대표팀 귀국 자리에서 “서로 경쟁하던 상황이었고 시합하다 보면 충분히 많은 상황이 나온다”며 “절대 고의로 그런 건 아니니 너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빙상연맹도 “조사 결과 선수 간 연이은 충돌은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당시 박지원은 충돌의 여파로 목 보호대를 착용하고, 왼팔에 붕대를 감은 채 귀국했다. 그는 “속이 울렁거리는 현상이 계속돼 (목을) 고정했다”며 “지나간 경기보다 앞으로 있을 선발전을 생각하며 잘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황대헌에게 사과를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네티즌은 또다시 발생한 충돌 상황에 분노를 표하고 있다. 선발전 경기가 끝난 뒤 엑스(X·옛 트위터) 등 SNS에는 충돌 상황을 포착한 영상이 다수 퍼졌다. 해당 영상에는 “이번에도 경쟁하다가 생긴 일이라고 하실 듯” “대놓고 뒤에서 어깨로 엉덩이를 눌러버렸는데” “이게 실격이 아니라고” 등의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은 황대헌의 인스타그램에서도 비판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오늘 또? 이건 우연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에게 떳떳한 스포츠인이 되기를” 등의 댓글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