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신속 검사’에 이복현 “선거 전 정리가 맞지 않나”

입력 2024-04-05 15:59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경기 안산갑)의 대출 의혹에 대한 검사 결과를 사전 투표 하루 전에 발표한 데 대해 “최대한 선거 전에 저희가 정리를 해드리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원장은 5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실존하는 문제를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적발해 문제 제기를 했다는 것만으로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관을 운영하는 장으로서 다소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이 “금감원이 자기 관할도 아닌 개별검사를 이처럼 빨리, 신속하게 한 사례가 언제 있었느냐”며 “노태우 정권 때부터 36년간 선거를 지켜봤지만, 이렇게 노골적이고 뻔뻔하게 관권선거를 주도한 정부는 없었다”고 비판한 데 대해 반박한 것이다.

이 원장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2~3일 정도 먼저 검사하고, 저희가 이틀 정도 본 것인데 그렇게까지 짧은 기간은 아닌 것 같다”며 “기초적 사실관계와 관련해서는 2~3일 정도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오히려 2~3일 이상 끄는 것은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후보 딸의 사업자 명의 대출과 관련해 “자료 자체가 상식적으로 볼 때 도저히 말이 안 되는 것들이 너무 뻔했다”며 “불법이 명백히 보이고 문제가 명백히 있는데 외면하거나 확인하지 않았다면 정당하다고 판단할 건지 거꾸로 제가 되묻고 싶다”고도 말했다.

이 원장은 또 “소비자들이 문제 제기를 했을 때 저희가 단 한 번이라도 시간을 지체하고 검사를 안 내보낸 적이 있느냐”며 “최대한 선거 전에 저희가 정리를 해드리는 게 맞지 않느냐”고도 되물었다.

전날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금감원과 함께 양 후보 의혹에 대해 개인사업자 대출의 용도 외 유용과 허위 증빙 제출, 부실 여신심사 등 위법·부당혐의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에 검사 지원을 요청해 공동검사를 실시한 뒤 하루 만에 내놓은 결과다.

두 기관 발표에 따르면 양 후보 딸은 개인사업자 대출로 받은 11억원 가운데 5억8100만원을 어머니 명의의 대부업체 대출 상환에 사용했다. 남은 돈의 대부분인 5억1100만원도 어머니 계좌로 입금했다. 사업 용도로 빌려준 개인사업자 대출을 부모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환 용도로 사용, 용도 외로 유용했다는 설명이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