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가 천문 현상 때문에 경기 시작을 미루는 진풍경이 빚어졌다. 경기 도중 개기·부분 일식이 예정된 데 따른 조처다.
뉴욕 양키스는 오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릴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정규시즌 홈 경기 시간을 오후 6시 5분으로 변경한다고 4일 밝혔다. 종전 예정 시각인 2시 5분에서 4시간 미룬 것이다.
이유로는 당일 낮 예정된 일식을 꼽았다. 양키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잠재적 경기 지연을 포함해 일식의 영향을 재차 고려한 결과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천문연구원 등에 따르면 이번 일식은 멕시코부터 캐나다 동부까지 북미 대륙을 가로지를 예정이다. 태양이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식은 미국 내에서만 15개 주에 걸쳐 관측될 전망이다.
뉴욕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일식이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후 2시10분 시작돼 4시36분까지 2시간26분 동안 지속될 예정이다. 일식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태양이 가려진 정도를 뜻하는 최대 식분(magnitude)은 0.911이다. 식분이 1 이상이면 개기식이다.
이번 일식의 이동 경로에 놓인 도시 중 MLB 경기를 개최하는 곳이 뉴욕만은 아니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맞붙는 클리블랜드, 텍사스 레인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대결하는 알링턴은 개기식의 경로상에 포함됐다.
다만 이들 두 도시에선 시작 시각이 연기되지 않았다. 일식이 마무리된 뒤 열리는 저녁 경기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 경기는 현지 시간으로 오후 5시10분, 텍사스 경기는 7시 5분 개시된다.
미국에서 프로야구 경기와 일식이 겹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7년 살렘-카이저 볼케이노스 등 마이너리그 6개 팀이 일식을 경험했다. 개기식 직전 경기가 시작돼 주심이 1회 10분간 경기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클리블랜드는 당일 경기 시작 3시간여 전인 오후 2시부터 구장을 개방해 관중석에서 일식을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양키스는 8일 경기에 입장하는 관중 1만5000명에게 선착순으로 일식을 기념하는 티셔츠를 증정하기로 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