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룡대전’ 계양을 사전투표소에 불법현수막 논란

입력 2024-04-05 11:08 수정 2024-04-05 12:08
4·10 총선 사전투표소가 마련된 인천 계양구 계산4동 행정복지센터로부터 100m 떨어지지 않은 곳에 투표를 독려하는 불법현수막이 걸려 있다. 독자 제공

4·10 총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어 이른바 ‘명룡대전’이 펼쳐지는 인천 계양을 선거구 내 사전투표소 곳곳에 국민의힘 측의 불법현수막이 내걸려 물의를 빚고 있다. 이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선거관리위원회가 해당 현수막 설치에 문제가 없다고 원 후보 측에 설명했다는 주장도 나와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5일 계양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전투표가 시작된 이날 오전부터 계산4동·계양1동·계산2동 행정복지센터, 작동초등학교 앞 등 계양을 선거구 사전투표소 인근에 원 후보 측에서 설치한 빨간색 바탕의 투표 독려 현수막이 내걸렸다. 해당 현수막에는 ‘이번 투표로! 계양의 미래를 결정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이들 현수막 중 일부는 사전투표소와 100m 이내에 설치돼 공직선거법 위반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직선거법 제58조의2에 따라 누구든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를 할 수 있지만, 사전투표소 또는 투표소로부터 100m 안에서 하는 경우는 제외되기 때문이다.

4·10 총선 사전투표소로부터 100m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설치된 불법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 독자 제공

이에 계양구 선관위는 현장 점검을 통해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계산2동 행정복지센터 등 일부 사전투표소 인근에 설치된 해당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또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한편 설치자에게 사전투표소로부터 100m 이상 떨어진 곳에 재설치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계양구 선관위 관계자는 “이러한 경우는 실제 현수막 설치 작업을 한 사람들의 실수로 확인될 때가 많다”며 “법에 따라 사전투표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계양구 선관위가 불법현수막 문제를 봐주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계양구 선관위가 문제를 인지하고도 사전투표 시작으로부터 3시간 이상 지나서야 철거에 나섰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문제 발생의 근본적 배경에는 선관위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까지 원 후보 측으로부터 나왔다.

원 후보 측 관계자는 “전날 선관위로부터 100m 이내에 설치해도 된다는 답을 듣고 해당 현수막을 걸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