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에 통첩…“민간인 보호 안하면 정책 전환”

입력 2024-04-05 10:3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에서 민간인 보호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온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존 커비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다고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커비 조정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지난 1일 발생한 이스라엘군의 국제구호기구 차량 오폭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이 민간인 피해와 인도적 고통, 구호 활동가들의 안전을 해결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일련의 조치들을 발표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가자지구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이들 조치와 관련한 이스라엘의 즉각적인 행동에 대한 평가로 결정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고 커비 보좌관은 강조했다.

커비 보좌관은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이스라엘 측의 몇 가지 실질적인 변화”라면서 “향후 몇 시간, 수일 내에 가자지구로 향하는 인도주의적 지원의 극적 증가, 민간인들과 국제 구호단체들에 대한 폭력 감소 등 즉각적 조치들을 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월드센트럴키친(WCK) 호송 차량과 구호단체 직원들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확실히 흔들렸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4일(현지시간) 중부 마가지 난민촌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위에 모여 있다. 신화연합뉴스

커비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최후통첩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통령은 일이 진행되는 방향에 대한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우리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는지에 따라 정책 접근법을 재고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부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통화에서 즉각적인 휴전이 인도주의적 상황을 안정시키고 개선하는 한편 무고한 가자지구 주민들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임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가 봐야 할 변화를 보지 못한다면 (대이스라엘)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통화 이후 “인도주의적 위기를 막기 위해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원조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호품 수송을 위해 지난해 10월 7일 개전 이후 폐쇄된 가자지구 북부 에레즈 검문소도 개방하기로 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