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해 석 달 만에 작년보다 더 벌었다

입력 2024-04-05 10:33 수정 2024-04-05 10:4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930% 넘게 늘며 지난해 연간 이익을 넘어섰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과 갤럭시 S24 판매 호조 등에 힘입은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1.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올해 들어 첫 3개월간 번 돈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6조5700억원보다 300억원 많다.

매출은 71조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37% 늘었다. 분기 매출 70조원대는 2022년 4분기 70조4646억원 이후 5개 분기 만이다.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를 20% 이상 웃돈다. 최근 1개월 사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8곳이 예측한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은 71조9541억원, 영업이익은 5조4756억원이었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7000억∼1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022년 4분기(2700억원) 이후 모처럼 흑자로 전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산으로 D램과 낸드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판매에 주력한 결과 메모리 사업이 조 단위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분기 D램과 낸드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각각 -14.8%, -3.0%로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받겠지만 산업 수급 개선에 힘입어 D램과 낸드 평균판매단가(ASP)가 전 분기 대비 16.3%, 21.0% 상승하면서 수익성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사업도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 S24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출하가 늘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500억원 영업적자를 냈던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사업부는 프리미엄 TV와 고부가 가전 확대 판매 등으로 수익성이 소폭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실적은 메모리 가격 상승세와 맞물려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전년 동기 6685억원보다 10배가량 많은 7조3634억원이다. 2분기 매출 전망치는 같은 기간 20.73% 늘어난 72조446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수주 증가와 수율 개선으로 올해 4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