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된 ‘성인 페스티벌’ 파주서 열리나…파주시 반발

입력 2024-04-05 10:08
파주시청 전경. 파주시 제공

경기 수원시에서 개최를 추진했지만 시민단체, 학부모 등의 반발로 개최가 무산된 ‘성인 페스티벌’이 여성친화도시인 파주시로 장소를 옮겨 개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파주시는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한 성인콘텐츠 제작업체가 주최하는 성인 페스티벌 ‘2024 KXF The Fashion’이 이달 20일부터 이틀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의 민간 전시장 수원메쎄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수원시와 여성단체 등 시민단체, 학부모들이 즉각 반발했다. 수원시는 수원메쎄 측에 전시장을 빌려주기로 한 계약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대관 취소 요청 공문을 보냈고 지난달 29일 수원메쎄는 계약 해지 통보를 결정했다.

5일 파주시에 따르면 수원시에서 개최가 무산된 성인 페스티벌 ‘2024 KXF The Fashion’이 파주시 문산읍 케이아트 스튜디오에서 4월 20~21일 개최될 예정이다.

이에 파주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파주시민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수원시에서 이미 무산된 성인 페스티벌이 파주시에서 개최되는 걸 함께 막아달라”면서 “케이아트 스튜디오 대표는 지금이라도 성인 페스티벌 대관을 전면 재검토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간 파주시는 여성친화도시로 젠더 폭력 예방 및 성 평등 인식 확산을 위해 공직자와 시민이 참여하는 교육, 캠페인 등 다양한 특화사업을 추진하며 성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자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특히 올해부터는 교육청과 협력해 학생, 교원, 학부모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젠더 폭력 예방교육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파주시로 장소를 옮겨 성인 페스티벌을 개최한다는 내용의 안내문. 플레이조커 인스타그램 캡처

파주시는 “일본 AV를 포함해 불법적으로 촬영된 일명 ‘야동’이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공유되어 건전한 성인식을 정립해야 할 청소년들 또한 성 착취 사건에 가해자, 또는 피해자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현실은 미래세대를 위해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다”며 “파주시는 성문화 콘텐츠의 자정력이 미성숙한 상황에서
철저히 폭력적인 일부 남성의 시각에서 여성의 비인격화를 조장하는 AV배우들이 출연하는 성인 페스티벌이 우리 지역에서 개최되는 것을 결사반대하며 ‘여성친화도시 파주’의 완성을 양보할 생각이 없음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주시는 “성을 상품화하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함으로써 잘못된 성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성인 페스티벌이 파주시에서 열리게 된다면 그간 파주시가 적극적으로 만들려 했던 성 평등한 사회 구축은 요원해질 것”이라며 “이에 파주시는 성인 페스티벌 개최를 결사반대하며 가용 가능한 행정력을 동원해 시민들과 함께 성인페스티벌을 막아내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파주=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