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로축구 레버쿠젠이 지는 법을 잊었다. 리그에선 여전히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독일축구협회(DFB)-포칼 결승에 오르며 구단 사상 첫 ‘트레블’(3관왕)을 향해 순항 중이다.
레버쿠젠은 4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포칼 준결승전에서 뒤셀도르프에 4대 0 대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이제 내달 26일 원정으로 치르는 카이저슬라우테른과의 결승에서 승리하면 1992-1993시즌 이후 31년 만에 포칼 챔피언을 거머쥘 수 있다.
이날은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전반 7분 만에 제레미 프림퐁의 선제골이 터졌고, 이어 전반 20분 아민 아들리가 추가 골을 기록했다. 전반 35분엔 플로리안 비르츠가 페널티킥으로 세 번째 득점을 책임졌다. 레버쿠젠은 후반 15분에 비르츠가 다시 한번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후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4골 차 대승을 완성했다.
올 시즌 레버쿠젠은 그야말로 ‘무적’이다. 현재 유럽 5대 리그 선두 팀들 가운데 무패를 달리고 있는 건 레버쿠젠이 유일하다. 레버쿠젠은 올 시즌 분데스리가 27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경기, DFB 포칼 5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분데스리가에선 승점 73(23승4무)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즌 종료까지 7경기를 남겨둔 현재 2위 바이에른 뮌헨(승점60·19승3무5패)과 벌써 승점 차가 13이나 벌어져 있어 사실상 리그 우승은 따놓은 셈이다. 이대로라면 전인미답의 ‘무패 우승’ 대업도 달성할 전망이다. 1963년 출범한 분데스리가 역사상 무패 우승을 이룬 팀은 없다. 유로파리그에서도 8강에 올라 있기에 사상 첫 트레블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사실 올 시즌 전까지만 해도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에서 ‘만년 이인자’ 신세였다. 1904년 창단 후 아직 분데스리가 정상에 선 적이 없고, 올해 12연패를 노렸던 뮌헨의 패권 아래 준우승만 5차례 했다.
돌풍의 중심에는 2022년 부임한 사비 알론소 감독이 있다. 올 시즌 그를 향해 라이벌 뮌헨, 친정팀 리버풀을 비롯한 빅클럽들이 러브콜을 보냈으나, 알론소 감독은 결국 레버쿠젠 잔류를 선택했다. 그는 “제 미래에 대한 많은 추측이 있었지만, A매치 기간에 나는 레버쿠젠에서 계속 일하기로 했다”며 “(레버쿠젠은) 내가 지도자로서 성장하고 발전하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