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4일 “박빙 지역에서 지면 과반수 의석이 국민의힘으로 넘어갈 수 있다”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부산 영도구 유세 현장에서 “전국의 박빙 지역이 50개가 넘는다. 서울의 ‘한강 벨트’도 만만치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부산·경남(PK)의 ‘낙동강 벨트’를 방문한 데 이어 이날도 부산, 울산, 대구를 돌며 PK 지역에 화력을 집중했다. 사전투표 이틀간 지지층을 최대한 많이 투표장으로 이끌어내 경합 지역에서의 승기를 다지고 그 흐름을 본투표까지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당의 열세 지역인 PK에서 여론이 조금씩 반등하는 분위기를 보이며 경합 지역이 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부·울·경 40석 중 6석을 갖고 있는데, 이곳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가 총 의석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가는 곳마다 “긴장을 늦추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는 경험하지 않았느냐. 단 0.73% 차이로 이 나라 운명이 갈렸다는 것을”이라며 지난 대선 패배를 상기시켰다.
이 대표는 또 “(국민의힘에서) ‘죽겠다, 이거 망했다, 박빙 지역에서 지면 100석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협박 아닌 협박, 공갈 아닌 공갈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속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앞으로는 완전히 외면하라. 지금 중요한 건 투표하면 이긴다, 포기하면 진다, 딱 두 가지”라고 강조했다. 선거 막판 보수 결집 가능성을 경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6·25 전쟁 때도 대한민국을 끝까지 지킨 것은 낙동강 전선 이하 부산이었다”며 “민주주의, 평화, 민생 모든 것이 위기에 처했다. 깨어 있는 부산 시민께서 이번에도 나라를 구해주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윤석열 정권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그들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회초리를 들어 달라”며 “우리가 내쫓자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정부 심판론을 부각하되 탄핵을 연상시키는 등의 과한 발언 등은 자제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사전투표 독려 퍼포먼스에 참석해 “부산이 잘 살고 못 살고 하는 문제는 결국 정치권력의 의지에 달려 있다”며 “국민 주권을 부정하는 정치 세력에 국민들이 대항해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