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384야드의 9번홀(파4), 티샷이 자그만치 313.5야드를 찍었다. 그리고 두 번째샷을 2.7야드 지점에 떨궈 가볍게 버디를 잡았다.
윤이나(21·하이트진로)가 폭발적인 장타를 앞세워 21개월만의 투어 복귀전에서 녹슬지 않은 샷감을 과시했다.
윤이나는 4일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3개를 잡아 2언더파 70타를 쳤다.
이 대회는 윤이나의 1년 9개월만의 투어 복귀전이다. 그는 2022년 6월 한국 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오구 플레이를 한 것을 한 달여 늦게 신고 하면서 대한골프협회와 KLPGA로부터 3년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대한골프협회에 이어 KLPGA가 올 1월에 징계 기간을 1년 6개월로 경감하면서 이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대회조직위원회는 팬들의 관심을 반영해 윤이나를 방신실(21·KB금융그룹), 황유민(20·롯데)과 한 조로 1-2라운드에 편성했다.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그룹의 대결에 팬들의 관심이 증폭됐다.
1번 홀(파4) 티샷에 앞서 윤이나는 속죄의 마음을 담아 팬들에게 90도 폴더 인사를 했다. 2번 홀(파4)에서 두 번째샷이 벙커 턱에 맞는 바람에 보기를 범한 것을 제외하곤 큰 위기 없는 플레이를 했다.
4번 홀(파5)에서 티샷을 263.9야드를 보낸 뒤 세 번째샷을 홀 2m 지점에 떨궈 가볍게 버디를 잡아 바운스백에 성공했다. 9번홀 버디로 언더파 스코어로 분위기를 바꾼 윤이나는 11번 홀(파4)에서도 두 번째샷을 홀 2m 지점에 붙여 버디를 추가했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는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타수를 잃지 않았다. 티샷이 288.6야드를 날아간 티샷이 왼쪽 러프에 떨어졌다. 두 번째샷이 그린 사이드 벙커에 빠져 위기였으나 세 번째샷을 홀 2.5m에 붙여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윤이나는 “우선 제 잘못으로 상처 받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오래만에 경기를 했는데 그 자체만으로 감사함을 느끼게 된 하루였다”면서 “정말 많이 긴장됐는데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에 잘마무리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동료 선수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정직하고 모범적인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오늘 경기를 하면서 힘든 것은 없었다. 징계 기간에 많은 분들이 도움 주셨다. 특히 골프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될 때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울먹였다.
윤이나는 “내 개인의 성적보다는 골프 발전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통산 2승에 도전한 ‘2년차’ 황유민은 보기없이 버디만 5개를 골라 잡아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2위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작년 장타 부문 1위를 차지한 방신실(20·KB금융그룹)은 3오버파 75타로 부진했다.
투어 3년차 최가빈(21·삼천리)이 보기없이 버디만 7개를 솎아내 7언더파 65타를 쳐 단독 선두에 자리했다. 대회 2연패와 2연승 도전에 나선 디펜딩 챔피언 이예원(21·KB금융그룹)은 1오버파 73타를 쳐 타이틀 방어에 적신호가 켜졌다.
제주=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