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도 혐의로 구속됐다가 병원서 탈출해 ‘63시간 도주극’을 벌였던 김길수(37)씨에게 1심 법원이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재판장 조형우)는 4일 특수강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8년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도박 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계획했고, 미리 최루액을 준비한 후 현금을 갖고 나온 피해자의 얼굴을 향해 분사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더구나 경찰 조사 중 일부러 숟가락을 삼킨 뒤 병원에 이송돼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주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김씨가 범행에 사용한 최루액은 특수강도죄의 구성 요건인 ‘흉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일반 강도죄를 유죄로 인정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11일 자금 세탁을 의뢰하는 것처럼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현금을 갖고 나온 피해자에게 최루액 스프레이를 뿌리고 7억4000만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10월 경찰에 체포돼 수사받던 그는 11월 4일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도주했다가 약 63시간 만에 검거됐다. 검찰은 그를 도주 혐의로 추가 기소했고, 법원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