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의 ‘명가’ 전북 현대가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졌다. 개막 후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차례 승리도 따내지 못하면서 리그 꼴찌로 추락했다.
전북은 2024 K리그1 5라운드를 마친 4일 현재 3무 2패(승점 3)에 그쳐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전북은 전날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5라운드 경기에서도 0대 2 완패를 당해 시즌 첫 승에 실패했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뛰는 12개 구단 중 승리를 거두지 못한 팀은 전북이 유일하다. 나머지 11개 구단은 최소 1승 이상씩을 확보하며 초반 순위 경쟁에서 접전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전북은 홀로 승전고를 울리지 못하면서 명가의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전북이 5라운드를 마친 시점에 리그 꼴찌로 떨어진 건 16년 만이다. 2008시즌 당시 전북은 개막 5경기에서 1무 4패로 부진해 최하위에 머물렀다.
전북은 명실상부 K리그 최강의 클럽으로 군림해왔다. K리그1 역대 최다인 9회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불과 2021시즌까지만 해도 5년 연속 우승의 대업을 이뤘고, 2022시즌에도 준우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최종 4위로 떨어지더니 올 시즌 초반에는 최하위를 경험하는 신세가 됐다.
명가 재건을 노리는 전북은 올 시즌 티아고, 에르난데스 등 리그 정상급 외국인 공격수를 영입했다. 권창훈, 이영재, 김태환 등 토종 자원들도 데려와 전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공수 모두 원활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전북은 리그에서 가장 적은 4골을 넣고 7실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리그 최다 17골을 넣었던 티아고를 살리는 공격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수비진도 베테랑 홍정호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6월 전북 지휘봉을 잡은 단 페트레스쿠 감독을 향한 우려도 없지 않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리그 최정상급 선수 전력을 갖추고도 조직력을 제대로 다지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단조로운 전술만 선호한다는 전북 팬들의 부정적 시선도 많다.
결국 첫 승리가 위기를 맞은 전북의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전북은 오는 7일 홈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 FC와 6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1승3무1패(승점 6)를 거둔 강원은 8위에 올라 있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5라운드를 마친 뒤 “스스로 부끄럽다”며 “유일하게 승리가 없는 팀인 만큼 강원전은 결승처럼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