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년만에 문 닫은 유성호텔 추억, 소나무가 이어간다

입력 2024-04-04 13:22
5일 유성온천 공원으로 옮겨질 유성호텔 소나무. 대전 유성구 제공

지난달 31일 109년만에 문을 닫은 대전 유성호텔의 명맥을 호텔에 심어져 있던 소나무가 이어갈 전망이다.

대전 유성구는 식목일인 5일 유성온천 공원에서 유성호텔이 기증한 소나무 기념식수 행사를 연다고 4일 밝혔다.

소나무는 호텔 맞은편 유성온천 공원 입구로 옮겨진다. ‘109년간 유성온천을 지켜온 유성호텔을 기억하며…’라는 문구가 새겨진 표지석도 설치된다.

일제강점기였던 1915년 문을 연 유성호텔은 대전의 대표적인 관광호텔이자 국내 온천관광의 상징으로 100년 넘게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 및 이용객 감소 등을 이유로 지난 2022년 10월 매각을 결정하고 폐업 수순을 밟아왔다.

1970년대에는 신혼여행 명소, 1990년대에는 유성온천 관광특구의 역사와 함께했던 유성호텔은 단순한 건물 이상의 의미와 추억이 담긴 곳으로 평가받는다.

유성구는 옮겨지는 소나무가 유성호텔 폐업의 아쉬움을 달래고 호텔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는 상징물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성호텔 부지에서는 새로운 관광숙박사업이 진행된다. 현재 호텔 건물을 철거하고 2028년 10월까지 관광호텔 1개동, 공동주택 2개동을 건립하는 관광숙박업 사업계획에 대한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다.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은 “비록 유성호텔이 사라져도 유성온천과 함께했던 역사는 소나무처럼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며 “유성온천을 지역민의 쉼터이자 힐링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