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상권 되살아날까…첫 특급호텔, 시장 허물고 주상복합

입력 2024-04-04 09:57 수정 2024-04-04 11:22

광주 도심 곳곳에서 상권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추진된다. 그동안 한 곳도 없던 5성급 특급호텔이 문을 열고 상인들이 낡은 전통시장 대신 주상복합 고층건물을 세운다.

광주시와 서구는 4일 “주상복합 사업 시행사와 하얏트 호텔 운영사가 ‘농성동 주상복합 개발사업’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전날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진행된 협약식에서 시행사 SJG와 하얏트호텔 인터내셔널 홀딩스는 세계 46개국 주요 도시에 가맹호텔을 둔 하얏트 호텔의 광주 진출에 합의했다.

시행사 측은 이를 위해 광주시에 지구단위변경계획을 신청하는 등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농성동 라페스타 웨딩홀 부지에 2027년까지 9000억원을 들여 200여실 규모 하얏트 호텔, 지하 4층 지상 40층 4개동 아파트 366가구, 업무·판매시설을 조성한다. 광주 최초의 5성급 숙박시설이 될 하얏트 호텔은 업무동 27~37층에 200여실 규모로 들어선다.

미국에 본사를 둔 하얏트는 현재 서울 3곳과 인천, 부산, 제주 등 6곳에서 호텔을 운영 중이다.



1981년 문을 연 운암동 전통시장 역시 낡은 건물을 허물고 아파트와 상가를 짓는 주상복합 재개발 사업에 나선다.

입점 상인들이 2022년 구성한 ‘운암시장 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가 지하 1층 지상 3층 대지면적 3808㎡ 시장건물 1개동을 철거하고 인근 토지를 포함한 5375㎡에 지하 2층 지상 32층 아파트 2개동 154세대 신축을 서두르고 있다.

조합설립추진위는 현재 해당 토지 소유주 96명 가운데 5분 3 이상인 68명으로부터 동의를 받았다. 추진위는 광주시 시장정비사업심의위에서 승인을 받게 되면 조합장 선출 등 정식 조합설립 절차를 거쳐 본격 사업에 착수하게 된다.

40여년간 일대 주민들이 즐겨 찾아온 운암시장은 수년 전부터 발길이 뜸해지고 건물 노후로 영업활동에 지장을 받아 상인들의 매출이 종전보다 크게 떨어지고 2~3층이 대부분 공실로 방치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9년 전통시장으로는 이례적으로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고객 유치에 공을 들였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전통시장이 사라지는 건 아쉽지만 광주 최초 5성급 특급호텔 입점은 반길만한 일이다“며 “시민 편익과 상권 활성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재개발 행정절차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