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1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제2차세계대전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반성을 언급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지지통신이 3일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이날 “일본이 글로벌 파트너로서 뜻을 함께 하는 국가들과 국제질서 유지에 공헌하는 자세를 호소하고, 패권주의적 행동을 강화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염두에 둔다”는 내용의 연설을 할 것이라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지지통신이 인용한 일본 외무성 간부는 과거사 반성 문제에 대해 “일단락돼있다. 이번 연설에서는 건드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은 2015년 4월 아베 신조 전 총리 이후 9년 만이다. 아베 전 총리는 당시 연설에서 “우리는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의 마음으로 전후를 시작했다”며 “우리는 그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었다.
기시다 총리의 미 의회 연설 하루 전인 10일로 예정된 기시다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 이후 발표될 공동성명에선 일본이 방위비를 대폭 인상한 점 등에 대해 미국이 환영의 뜻을 내비치는 등 두 나라 안전보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일본이 방위비를 대폭 인상한 것과 지난해 12월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지침을 개정해 자위대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엇’을 미국에 수출하는 것을 결정한 것 등에 대해 미국이 환영의 뜻을 내비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도·태평양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공헌해나가는 자세를 명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밖에 인공지능(AI) 공동 연구를 위한 틀을 짜고, 달 표면 조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일본인 참가 기회를 보장하는 것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