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일 고체연료를 활용한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미사일은 비행궤적이 불규칙적이고 장거리 비행에 유리한 ‘글라이더형’(활공체형)으로 괌과 일본 내 미군기지를 목표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탄두)를 장착한 신형 중장거리 고체탄도 미사일 ‘화성포-16나’형의 첫 시험발사가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는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1차 정점고도 101.1㎞, 2차 정점고도 72.3㎞를 찍으며 비행해 사거리 1000㎞ 계선의 조선 동해상 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밝혔다.
발사 초기엔 탄도미사일처럼 상승했다가 일정 고도에서 활공체가 추진체에서 분리된 뒤 활강하는데 이 과정에서 요격을 피해 표적을 타격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날 시험발사를 참관하면서 “이로써 우리는 각이한 사거리의 모든 전술, 작전, 전략급 미사일들의 고체연료화, 탄두조종화, 핵무기화를 완전무결하게 실현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화성포-16나는 1, 2단 추진체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 20일 북한이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용 고체연료 엔진을 장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발사와의 가장 큰 차이는 탄두부에 장착된 극초음속 활공체(HGV) 모양이 원뿔형이 아닌 날개 형태의 활공체형이라는 점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2021년 9월 발사했던 ‘화성-8형’의 글라이더형과 유사한 형태”라며 “북한은 이번 발사에서 비행 능력을 향상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평가했다.
원뿔형이 단거리 타격에 유리하다면 활공체형은 방어망을 피해 장시간 비행하는 데 유리하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활공체형은 날개가 있어 도약 상승 기동이 가능하며 장거리를 날아가는 데 적합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괌과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기지를 목표로 시험발사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주장대로 극초음속 미사일의 성능이 개선됐다면 사거리는 4000㎞ 이상이고 속도도 더 빨라져 위협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우리 군은 북한의 발표가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합참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주장하는 비행거리(1000㎞ 경계선)는 우리 군의 분석(600여㎞)과 차이가 있다”며 “2단 엔진 연소 중 비행 방향을 변경했다는 주장도 과장됐다”고 말했다.
이어 “극초음속 미사일은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무기체계로 북한의 전력화 시기를 예단하기는 제한되나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