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해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이 “환자 곁을 떠난 게 아니라 병원을 떠난 것”이라고 호소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성모병원에서 전공의로 근무하다 사직서를 제출한 류옥하다씨는 전날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한 회의실에서 ‘젊은 의사 동향조사 및 현안 해결과 대안 제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류씨는 “저희(전공의들)는 병원을 떠난 것이지, 결코 환자 곁을 떠난 것이 아니다”며 “젊은 의사들은 환자들과 연대할 것이다. 약자와 약자가 뭉쳐 변화를 만들어내자”고 말했다.
류씨는 전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의사들이 만나는 자리에 참석해 환자들이 현재 의료공백 사태하에서 겪는 어려움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병원을 지키는 지친 의료진에 대한 미안함과 고통받는 환자분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교차했다”며 “우리 젊은 의사들은 ‘의사는 환자를 떠나서는 안 된다’ ‘환자가 있어야 의사가 있다’는 의사로서의 본분을 되새겨보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의사들이 ‘지금 당장’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대안을 환자들과 함께 고민해 보았다”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젊은 의사들은 ‘환자와 국민의 신뢰’가 붕괴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아직은 급성 응급의료 체계는 작동하고 있다. 남은 의료진이 많이 지치기는 했지만, 몇 달은 버틸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가장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은 급성이나 만성 질환이 아닌, 아급성 환자분”이라고 말했다.
류씨는 지난 1일 대통령 담화문에 대해서는 “대통령님은 어제 담화에서 비과학적이고 일방적인 2000명 증원을 고수하겠다고 하셨다”며 “슬프게도, 이러한 상황에서는 ‘젊은의사 동향조사’가 보여주듯, 현실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전공의와 학생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