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김준혁 논란…與·이대 ‘사퇴 요구’

입력 2024-04-02 18:28
4·10 총선에 출마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경기 수원정)가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경기 수원정)의 ‘이화여대생 미군 장교 성 상납’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김 후보의 근거 없는 저질·막말을 비난하며 파상공세에 나선 가운데 이화여대도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 서대문갑 후보인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가 2022년 8월 김용민TV에 나와 ‘김활란 이대 총장이 미군정 시기에 이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에게 성상납시키고 그랬다’며 근거도 대지 않고 망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대 초대 총장과 졸업생, 재학생 등 모든 구성원을 능멸한 김 후보는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대전 유세에서 “‘이대생들이 성상납했다’고 했는데 무슨 근거로 이런 이야기를 하나. 이건 감옥갈 얘기”라고 가세했다. 그는 이어 “김 후보는 방송에서 ‘6·25 전쟁 당시 우리를 도와줬던 나라에 대해 고맙다고 하면 그게 사대주의’라고 했다. 이게 민주당의 공식적인 역사 인식인지 여당 대표로서 민주당에 공식적으로 묻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역사 인식을 가진 학자를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후보로 내세운 것”이라며 “이런 쓰레기 같은 극단주의자들을 도태시켜왔던 것이 대한민국의 역사”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 여성 의원 및 중앙여성위원회도 성명을 내 “그릇된 역사관은 물론 저질스러운 성 인식까지 탑재했으니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수준 낮은 저질 막말로 물의를 일으킨 김 후보는 당장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화여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증되지 않은 자료와 억측으로 본교와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라며 “김 후보가 지금이라도 자신의 발언과 태도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후보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5~6년 전 유튜브에서 한 발언을 꼬투리 삼아 앞 뒤 다 자르고 성과 관련된 자극적인 부분만 편집해 저와 민주당 정체를 매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저는 앞으로 저와 민주당 후보 죽이기에 나선 보수 언론과 당당히 맞서 싸우고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는 앞서 2019년 2월 같은 채널에서 “박정희라고 하는 그 사람도 일제강점기에 정신대, 종군 위안부를 상대로 섹스를 했었을 테고”라고 말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박 전 대통령의 외종손인 김병규(63)씨는 김 후보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김이현 김용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