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설공사 계약액 240조…관급공사가 간신히 지탱

입력 2024-04-02 18:02

공사비 급등과 금리 인상 등으로 쪼그라든 건설 경기를 정부와 공기업이 간신히 지탱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공사 감소분을 정부와 공기업이 발주한 관급 공사가 일부 보전한 식이다. 대형 건설사와 중소건설사의 격차가 커지는 건설공사 ‘빈익빈 부익부’도 심화했다.

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 4분기 건설공사 계약액’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건설공사 계약액은 72조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7.9% 증가했다. 1년 전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3년 평균(76조9000억원)에 비하면 여전히 6.4% 낮은 수준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240조6000억원 규모 건설공사 계약이 이뤄져 2022년보다 18.9% 줄었다. 특히 민간부문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민간 부문 건설공사 계약은 173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4% 감소했다. 민간 부문 건설공사 계약액은 2022년 4분기부터 연속 4분기 감소했다. 건설공사의 70% 수준을 차지하는 민간부문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건설경기 회복도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 건설 공사가 시장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공공부문 건설공사는 전년 대비 9.9% 늘어 67조6000억원 체결됐다. 4분기만 떼어 보면 공공과 민간 건설공사 증가 폭에 확연한 차이가 확인된다. 공공부문 건설공사는 지난해 4분기에 전년 같은 달보다 30.5% 증가한 반면 민간부문은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업 규모에 따라 회복 속도도 달랐다. 지난해 4분기 기업 규모 1~50위 건설공사 계약액은 31조6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1% 늘었다. 기업 규모 51~100위와 101~300위도 각각 35.8%, 4.6% 증가했다. 반면 중소건설사라고 할 수 있는 301~1000위 건설공사는 12.8% 감소했다. 건설 규모 1000위 이하 건설사의 건설공사 계약액도 10.6% 줄었다. 건설공사 계약 부진을 반영하듯 지난해 4분기 12개 전문건설사가 부도났다.

한편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4월 위기설이 많았는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성공적으로 합의됐다”며 ‘4월 위기설’을 일축했다. 이어 “2월 말 실적을 보면 착공·분양·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상당히 개선된 모습을 보여 (주택 시장) 경착륙 우려는 일단 한시름 놓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정부 도입된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 의지도 내비쳤다. 박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부동산 시장이 너무 오르니 막아 놓은 규제들이 있는데 풀어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의 경우 완전히 없애거나 완화를 좀 더 시켜야 한다”며 “또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안전진단 규제에 관한 법 개정안이 2월쯤 국회에 제출돼 있는데 (개정안의 통과가) 우리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