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시 땡 치자 독일서 대마초 합법화 ‘뻐끔’…“한국인 흡연은 처벌”

입력 2024-04-02 16:34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약 1500명이 대마초를 피우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이 대마초 흡연을 합법화했다. 다만 대마초 판매 및 미성년자 흡연은 불법이다. 한국 국적자가 흡연할 경우도 국내법에 따라 처벌된다.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앞에서 대마초 합법화를 축하하는 단체 흡연 행사가 열렸다. 약 1500명이 참여했으며 참가자들은 0시가 되자 일제히 대마초에 불을 붙였다.

2016년 베를린 대마초 클럽을 설립해 합법화 운동을 해온 토르스텐 디트리히는 대마초를 상징하는 대형 조형물을 자전거에 싣고 와 광장에 설치했다. 그는 “오늘은 수백만 독일 시민이 자유를 얻은 역사적인 날이며 앞으로도 계속 이날을 기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맥주를 마시며 대마초를 폈다. 광장 바로 앞 브란덴부르크문역 지하철 승강장까지 대마초 냄새가 날 정도였다.

대마초 합법화를 자축하는 독일인들. 연합뉴스.

지난 2월 독일 정부는 암시장에서 대마초 유통을 억제하고 18세 미만 청소년의 대마초 흡연을 방지하기 위해 대마초를 합법화했다.

18세 이상 성인들은 최대 25g의 대마를 소지할 수 있으며 3개의 대마 재배가 가능하다.

다만 대마초 판매는 불법이다. 직접 재배하거나 비영리 단체인 대마초클럽을 통해서 구매할 수 있다.

대마초클럽은 7월 1일부터 정식 운영된다. 재배시설을 갖추는 등 준비를 거쳐 회원들에게 대마초를 공급하려면 몇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은 암시장에서의 거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독일 경찰 연합(GdP)의 알렉산더 포이츠는 BBC를 통해 “암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마초클럽이 작동하기 시작하기 전 수요가 법적 공급을 빠르게 앞지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범죄 네트워크가 대마초클럽에 침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미성년자는 대마초 사용이 금지되며 학교와 체육시설 반경 100m 안에서 흡연할 수 없다.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보행자 전용 거리에서 대마초 흡연이 금지된다.

독일 정부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청소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필요시 법을 다시 손보기로 했다. 그러나 이미 암거래가 일반화된 탓에 청소년 보호를 내건 대마초 합법화는 실험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법화 이후라도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자가 대마초를 피울 경우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주독일한국대사관은 “단 한 번이더라도 검사를 통해 대마 성분이 검출될 수 있다”며 “대마 성분이 포함된 담배류, 음료, 케이크 등을 자신도 모르게 접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김효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