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의대 정원, 숫자 매몰될 문제 아냐”…민주 “불통정권” 반발

입력 2024-04-01 17:23
윤석열 대통령이 부활절인 31일 서울 강동구 소재 명성교회에서 열린 '2024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김진표 국회의장,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대 증원 규모 ‘2000명’과 관련해 대화의 여지를 열어 놓은 데 대해 “다수 국민은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고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반면 지금의 (의료 공백)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는 것도 바란다”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유연한 대응을 반기면서도 정부를 향해 의료계와의 대화를 통한 신속한 문제해결을 촉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부산 남구에서 지원유세를 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담화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증원 숫자를 포함해 정부가 (의료계와) 폭넓게 대화하고 협의해서 조속히 국민을 위한 결론을 내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며 “국민이 원하는 그 방향대로 정부가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또 “의사 증원은 국민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면서도 “다만,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숫자에 매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더 유연한 자세를 취할 것을 당부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부산 남구에 이은 해운대 유세에서는 “우리 정부가 여러분 눈높이에 부족한 게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그 책임이 저한테 있지는 않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부 비판론’과 거리두기를 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의료계에 ‘더 합리적인 방안 제시’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대목을 집중 공격했다.

이재명 대표는 유튜브 방송에서 “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를 보니 (의정 갈등을) 여전히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공세를 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담화는 ‘윤석열 불통정권’ 모습 그대로”라며 “(의료계와) 대화의 물꼬를 틀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역시나 ‘마이동풍’ 정권임을 확인하는 담화였다”고 비판했다.

제3지대 정당들도 일제히 맹폭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상임고문은 “일방통행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아무리 봐도 통치 능력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조국혁신당은 “국민의 소리를 외면한 채 스스로 ‘조기종식’, ‘데드덕’으로 가는 카펫을 깔고 있다”고 공격했다.

구자창 박민지 신용일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