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으로 바꾸세요”… 서울교육청, 3년간 7억 지원

입력 2024-04-0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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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있는 남학교·여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3년간 7억원가량의 지원비를 받게 된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단성학교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공학 학교의 성비 불균형이 심화하는 상황 등을 감안한 조치다.

서울시교육청은 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중장기 남녀공학 전환 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2024학년도 기준 서울의 단선 중·고등학교는 전체 708개교 중 241개교로 34.0%를 차지한다. 단성 중학교가 90개교(중학교의 23.1%), 단성 고등학교가 151개교(고교의 47.5%)다.

교육청은 우선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학교에 3년간 총 6억원을 운영비 명목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해당 운영비는 학교별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창의적 체험활동 등에 쓰일 수 있다.

이에 더해 남녀공학 전환에 따라 학생 생활지도의 수요가 늘어날 것을 감안해 학생 상담 인력을 채용하도록 3년간 총 9000만원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이밖에 화장실·탈의실·보건실 등 시설 개선비도 학교 규모에 따라 지원된다.

이처럼 교육청이 재정적 지원 방안을 꺼낸 것은 학령인구 감소세 여파로 중·고교의 남녀공학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단성 중·고교의 경우 부족한 신입생을 채우기 위해 학교와 먼 거리에 사는 학생을 배정받으면서 원거리 통학생의 불편이 커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또 단성 중·고교의 비중의 높은 지역에 있는 남녀공학 학교의 성비 불균형이 심해져 학생과 학부모가 진학을 기피하는 기류도 나타났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남녀공학 전환에 따른 지원 확대로 안정적인 중·고등학교 배정 여건 조성과 학교별 성비 불균형 해소, 선호·비선호 학교 간 격차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학교지원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남학교나 여학교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중·고교는 2021년과 2022년 각 1개교에서 지난해 장충고(옛 남학교)와 상일여중 등 5개교로 늘었다.

2025학년도 남녀공학 전환을 위한 신청은 5월 말까지다. 교육청은 각 학교가 학생·학부모·교직원 의견 수렴 등 행정절차를 거쳐 전환 신청서를 제출하면 학생 배치계획과 공학 전환 적정성 등을 검토한 뒤 오는 7월 전환 대상 학교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