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의사 증원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한 대국민 담화를 내놓은 데 대해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회장들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대통령 담화에 대한 제 입장은 ‘입장 없다’가 공식 입장”이라는 짧은 한 문장을 올렸다.
노환규 의협 전 회장은 페이스북에 대통령 담화문을 올려놓고 “대통령은 유화책을 발표하지 않았고, 오히려 전공의들에 대한 처벌을 예고했다”며 “협박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 아침 전공의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대통령이 유화책을 발표할 것이니 4월 5일 이내로 돌아오라’고 했다”며 “만우절 거짓말이었나 보다”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의사 증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의료 개혁은 필수·지역의료를 강화해서 전국 어디에 살든, 어떤 병에 걸렸든,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의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도 전공의들은 의사 증원을 막기 위해 50일 가까이 의료 현장을 이탈해 불법 집단행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증원에 반대하는 이유가 장래 수입 감소를 걱정하는 것이라면 결코 그렇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 의사들의 평균 소득은 OECD 국가들 가운데 1위”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의료계와 의사 증원 논의를 계속해 왔다”면서도 “(의료계가) 인제 와서 근거도 없이 350명, 500명, 1000명 등 중구난방으로 여러 숫자(증원 규모)를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안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