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외모를 놀림감으로”… 미국 팝스타 리조, 은퇴 시사?

입력 2024-04-01 15:09
미국의 팝가수 리조. AFP연합뉴스

그래미 4관왕에 빛나는 팝가수 리조가 “그만두겠다”(I QUIT)는 글을 올리며 은퇴를 암시했다.

리조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 인생과 인터넷에서 다른 이들에게 끌려다니는 데 지쳤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원하는 것은 음악을 만들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세상이 나를 원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나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거짓말하고, 내 외모를 놀림감으로 삼고, 내 인격을 깎아내리며 무시하는 행동들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나는 이딴 짓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니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영국 BBC는 “패리스 힐튼, 걸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 출신의 레토야 러켓 등 많은 유명인사가 리조의 결단에 지지와 격려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리조가 은퇴를 시사한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5월에도 자신의 신체를 겨냥한 악성 댓글들에 고통받았다며 엑스(X·옛 트위터)에 “모든 것을 그만두기 직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팝가수 리조. AFP연합뉴스

한편 일각에서는 그의 은퇴 선언이 계산된 행동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확히 무엇을 그만두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는 데다, 불과 12일 전 SNS에 “최고의 음악을 만들고 여러분께 들려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새 앨범이 나올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밝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은퇴를 시사한 시점이 다소 생뚱맞다는 것이다.

리조는 현재 자신의 투어에 동행했던 댄서 세 명을 성희롱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댄서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 3명은 리조로부터 유흥가로 유명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홍등가 인근에서 열린 라이브 쇼에서 여성 누드 댄서들의 몸을 만지도록 강요받았다. 또 리조가 댄서들의 몸무게를 지적하며 수치심을 주는 등 성적, 종교적, 인종적 희롱과 장애인 차별 발언, 폭행, 부당 해고 등을 일삼았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리조는 “댄서들의 주장은 거짓말이고 터무니없다. 이들로 인해 나의 도덕성과 직업윤리가 타격을 받았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앞서 댄서들의 변호를 맡은 론 잠브라노는 뉴스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리조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한 것을 두고 “끔찍한 의혹을 받고 있는 리조가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리조가 은퇴를 시사하는 글을 게시한 시점은 잠브라노의 인터뷰 기사가 나온 바로 다음 날이다.

리조는 ‘주스(Juice)’, ‘트루스 허츠(Truth Hearts)’ 등 히트곡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미국의 가수 겸 래퍼다. 이른바 ‘자기 몸 긍정주의(body positivity)’ 전파자를 자처하며 몸무게나 체형에 휘둘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몸을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전해왔다. 특유의 자신감과 당당한 모습으로 배우, 모델로도 활동하며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