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운경 서울 마포을 국민의힘 후보가 1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두고 “오늘 담화는 한 마디로 쇠귀에 경 읽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힘에서 탈당해달라고 요구했다. 여당의 제22대 총선 후보 가운데 대통령 탈당 요구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함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말로는 의료개혁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생명권을 담보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의료개혁을 누가 동의하겠습니까. 저는 이제 더 이상 윤석열 대통령께 기대할 바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의과대학 2000명 증원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이 계속되는 것과 관련해 오전 11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 담화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담화에서 “의료계가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더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며 “제대로 된 논리 없이 힘으로 부딪혀서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려는 시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함 후보는 ‘오늘 대담을 들으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윤 대통령의 담화를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에서 손 떼고 공정한 선거관리에만 집중해달라”며 “지난달 29일 저를 비롯한 11명의 국민의힘 체인저벨트 후보자 일동은 윤석열 대통령께 손발을 걷어붙이고 직접 나서서 정치적 판단과 해법을 제시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은 이 나라 최고의 정치 지도자”라며 “정치 지도자라면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최고의 책무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함 후보는 윤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께 요구한다”며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통령 탓하며 선거하는 여당 후보치고 당선되는 것 못 봤다”며 함 후보의 발언을 비판했다.
홍 시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선거 지면 모두 보따리 싸야 할 사람들이 선거 이길 생각은 않고 대통령 탓할 생각으로 선거하면 그 선거는 절대 이길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들어온 지 며칠 됐다고 감히 우리가 만든 대통령 당적 이탈을 요구하나”며 근본 없이 흘러 다니다가 이 당에 들어와서 주인행세 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 우리가 만든 대통령을 탈당 요구하나”라고 비판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