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보석 기각에 재판 불출석… “정신적 충격, 심리치료 필요”

입력 2024-04-01 11:32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보석이 기각되자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며 재판에 불출석했다.

송 대표 변호인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허경무)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서 “오전에 잠깐 송 대표를 접견했는데 정신적 충격으로 심리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 출석이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재판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인 것이냐”고 묻자 변호인은 “상당히 불안한 상태”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저희가 지난주 보석 청구를 기각했기 때문에 그로 인한 심리적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이긴 한다”며 “이런 주요 사건에서 피고인 없는 상태에서 신문을 진행하는 건 부담이 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지난 2월 27일 보석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지난 29일 “증거인멸 염려 등이 있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오전에 송 대표가 심리적 안정을 찾으면 오후에 재판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송 대표 변호인은 “방청객도 있고 검사도 있는데 불안한 입장을 보인다는 건 상당히 부적절하고 오후라고 해서 안정될 것 같지 않다”고 답했다. 송 대표의 다른 변호인이자 친형인 송영천 변호사도 “금요일부터 안 좋았는데 주말에 의사가 없어서 오늘 검진을 받을 생각이었다”며 “시간이 없어서 우선 법정 출석해서 보자고 했는데, 오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결국 예정된 증인신문을 하지 못한 채 오는 3일로 재판을 연기했다. 재판부는 “오늘 진료를 받은 뒤 피고인의 현재 상태를 알 수 있는 진단서 등을 제출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송 대표는 “선거 포스터라도 찍게 해달라”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송 대표는 옥중에서 소나무당을 창당하고 광주 서구갑에 출마한 상태다.

송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돈봉투를 민주당 국회의원과 지역본부장 등에게 살포하는 데 공모한 혐의로 지난 1월 구속기소됐다. 2020년 1월~2021년 12월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