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사의, 한동훈이 건의했다…“국민 비판에 반성”

입력 2024-03-30 07:01 수정 2024-03-30 07:09
이종섭 주호주대사(왼쪽 사진)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실에 이 대사의 사의를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사 논란이 불거진 이후 조기 귀국과 사의 표명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당의 입장을 대통령실에 직접 전하며 수습책을 건의했다.

한 위원장이 당정 논의에 총대를 메고 나선 배경에는 4·10 총선 위기감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말이다. 수도권은 물론이고 이른바 ‘낙동강 벨트’에서도 여당 후보들이 고전 중이라는 판세 분석이 나오면서 중도층 표심 이탈을 막기 위한 대통령실의 결단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경기 의왕 부곡시장 인근에서 의왕시과천시 최기식 후보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위원장은 전날 경기 지원 유세 현장에서 “황상무 수석 문제가 불편하다고 문제 있다고 할 때 그만두게 건의하고 관철했다”며 “이 대사도 귀국해야 한다고 해서 설득했고, 저도 건의했지만 (이 대사가) 오늘 사퇴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지적할 때마다 그때그때 힘들어도 비판받아도 반성하고 반응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정말 처절하게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후보들이 했던 과거 십몇년 전 어렸을 때 했던 부적절한 말들, 아프지만 정리했다. 그 과정에서 제가 내부에서 굉장한 비판을 받았다”며 도태우·장예찬 전 후보 등 공천 취소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검사생활, 장관생활, 정치생활을 하면서 누구의 눈치를 보면서 살지 않았다. 정말 내 ‘쪼’대로 살았다. 그런데 요즘 정말 여러분의 눈치를 많이 본다”며 ‘민심 잡기’를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 삼덕공원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안양살리기' 집중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 위원장은 의대 증원 문제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 국면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대통령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의정 갈등 해소가 시급한 과제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료 개혁의 명분과는 별개로 의료계 집단행동과 진료 파행의 장기화로 국민 피로감이 축적된 터라 어떤 형태로든 선거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출신 국민의힘 총선 후보 모임인 ‘체인저벨트’ 소속 함운경(서울 마포을)·최원식(인천 계양갑) 후보 등 9명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의료계와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