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투자 수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자 수가 500만명을 돌파했다. 정부가 ISA 비과세 한도 확대를 추진키로 하면서 지난 1월 한 달 새만 12만명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ISA 가입자 수는 511만3000명, 가입금액은 25조3604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말 대비로는 각각 2.6배, 3.9배 넘는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다.
ISA는 2016년 정부가 도입한 세제형 계좌로, 이자와 배당소득, 국내 상장주식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최대 400만원(서민형 기준)까지 비과세하고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9.9% 저율로 분리과세 된다. 최근 정부는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의 일환으로 ISA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영향으로 지난 1월 한 달 만에 가입자 수가 12만7000명 급증했다.
ISA 유형별로는 신탁형과 일임형 가입자 수는 줄어든 반면 중개형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ISA 도입 초기인 2016년 말 211만4000명였던 신탁형 가입자는 지난달 말 84만3000명으로 127만1000명 줄었다. 같은 기간 일임형도 27만7000명에서 15만5000명으로 줄었다. 대신 중개형으로 대거 몰려갔다. 2021년 출시 이후 411만5000명이 중개형에 신규 가입했다. 총 가입자 수의 80.4%가 중개형으로 쏠린 것이다.
이에 따라 가입자 수 기준 증권사 ISA 비중이 81.4%(416만3000명)으로 은행(18.6%·95만명)을 크게 앞질렀다.
금투협은 “기존 예금 중심의 저수익 금융상품이었던 ISA가 자본시장을 통한 고수익 투자상품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액 기준으로는 은행의 비중이 54.5%(13조8000억원)로 45.5%인 증권사(11조5000억원)보다 컸다.
젊은 세대의 경우 중개형을, 50대 이상은 신탁·일임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개형 가입자 가운데 20∼30대 비중은 42%였고 신탁형과 일임형에서는 각각 19%, 24%였다.
50대 이상의 경우 신탁형과 일임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2%, 55%였고 중개형에서는 33%였다.
금투협은 “가입자 수는 전 연령대에서 증가세”라며 “특히 중개형 도입 이후 20대 가입자 비중이 크게 늘어 2020년 말 6.4%에서 지난달 말 16.4%로 10%포인트 증가했다”고 전했다.
중개형 ISA 대부분은 주식(48%)과 상장지수펀드(ETF·23%)로 운용되고 있었으며 작년 조세특례법 개정으로 가능해진 채권이 예·적금(10%) 다음으로 7% 운용 비중을 차지했다.
이태환 금투협 산업시장본부장은 “일본은 올해 비과세 기간 영구화 및 투자 한도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신(新) NISA 시행으로 사상 최고의 증시 활황을 주도하고 있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ISA 납입·비과세 한도 확대 등의 정책지원이 투자 수요 확대와 국민 자산증식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