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효과’에 산업생산이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9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소매판매가 또 한번 큰 폭 감소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5.3(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1.3% 늘었다. 지난해 11월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0.3% 반등하며 플러스 전환한 산업생산은 12월(0.4%)과 1월(0.4%)에 이어 2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세다.
지난 1월 8.2% 감소했던 반도체 생산이 지난달 4.8% 늘며 반등하고 기계장비(10.3%)와 전자부품(12.5%) 생산도 증가한 결과다. 반면 통신·방송 장비(-10.2%), 담배(-6.2%) 등 생산은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 호조에 설비투자는 10.3% 증가했다. 2014년 11월(12.7%) 이후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운송장비(23.8%)와 기계류(6.0%) 모두 전월보다 투자가 늘었다. 통계청은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제조용 기계 투자와 선박 등 운송장비 투자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생산은 개선됐지만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3.1% 줄었다. 지난해 7월(-3.1%)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음식료품과 화장품 등 비내구재 소비가 4.8% 감소했고, 통신기기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도 3.2% 줄었다. 의복 등 준내구재 소비는 2.4% 늘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서비스업 소비는 플러스로 가고 있지만, 재화 부문의 소매판매는 감소했다”이라며 “전반적인 지표는 좋지만, 소비가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1.8%)과 토목(-2.2%)에서 실적이 모두 줄면서 1.9% 감소했다. 향후 건설경기를 예고해주는 건설수주(경상)도 작년 같은 달보다 24.1%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9로 전월보다 0.2p 상승했고,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4로 전월보다 0.1p 올랐다.
공 심의관은 “지난달부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모두 플러스로 가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경기가) 개선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