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임시로 설치된 추모 시설물의 주변에 쓰레기가 쌓여 있는 모습이 포착돼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그러나 관할 구청 측은 “오늘 촬영된 사진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시설물 관리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2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태원 임시 추모 시설물 근황’이라는 제목의 사진 한 장이 빠르게 퍼졌다. 사진에는 각종 주류 박스와 쓰레기봉투로 둘러싸여 있는 시설물의 모습이 담겼다.
네티즌은 시설물의 안내문에 ‘종량제 봉투 배출 자제’라고 적혀있는데도 쓰레기를 버린 사람들에 분노를 표했다.
한 네티즌은 “나도 울컥하는 데 가족들 마음에는 한이 맺힐 것 같다”고 적었고, 다른 네티즌은 “거리에 내놓더라도 저기는 피해야지…”라고 했다. “원래 쓰레기를 버리던 곳에 임시 추모 시설물을 세운 것이냐”며 의문을 제기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에 “쓰레기를 수거하기 전에 촬영된 사진으로 보인다”며 “항상 이렇게 쓰레기가 쌓여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구청 측은 업체를 통해 매일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관리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일요일은 업체 휴무라서 월요일 오전까지 쓰레기가 다소 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 달에 한 번 동네를 청소하는 ‘클린데이’도 운영하고 있다”면서 “마침 오늘이 클린데이 날이었다.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해당 장소에는 쓰레기가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인근 상가에서 쓰레기를 자주 배출하는 장소에 시설물이 설치된 것과 관련해서는 “참사가 발생했던 골목의 초입이고, 보행에 방해가 안 되는 장소라서 설치 당시 (담당자들이) 적절한 위치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설물이 더욱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협조가 필요하다. 구청에서도 홍보를 통해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태원참사는 핼러윈을 이틀 앞둔 2022년 10월 29일 오후 10시15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13만여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해밀톤호텔 서쪽 좁은 골목에서 158명이 사망하고 196명이 부상을 입었던 대형 참사다. 이후 유족들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마련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