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 운명의 날… 얼라인 “후진적인 이사진 갈아 치우자”

입력 2024-03-28 06:00 수정 2024-03-28 06:00
연합뉴스

JB금융지주 이사회의 향방을 가를 운명의 날이 밝았다. “이사진을 갈아 치우겠다”고 나선 2대 주주 얼라인파트너스(지분율 14.04%)와 치열한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JB금융은 28일 전북 전주 본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주총에서는 비상임이사 현원 증원 여부를 비롯해 사외이사·비상임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재무제표 승인 등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이 중 핵심은 사외이사를 누구로 선임하느냐와 비상임이사를 증원하느냐다.

현재 JB금융 이사회는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 유관우 의장을 비롯한 사외이사 7인과 1대 주주인 삼양사(지분율 14.61%)에서 나온 김지섭 비상임이사 1인으로 구성돼 있다. JB금융은 기존 사외이사 7인과 비상임이사 1명을 모두 재선임하고 얼라인이 추천한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이사, 3대 주주 OK저축은행(지분율 10.21%)이 추천한 이명상 법무법인 지안 변호사 2명을 사외이사로 새롭게 선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얼라인은 JB금융의 이사회 구성에 문제가 있어 물갈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JB금융이 재선임하겠다고 밝힌 사외이사·비상임이사가 짧게는 4년, 길게는 6년 장기 집권하고 있는 데다 다양성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얼라인은 기존 사외이사 중 4명을 이희승 이사와 김기석 크라우디 대표, 김동환 UTC인베스트먼트 대표, 백준승 전 피델리티 애널리스트로 바꾸고 비상임이사 정원도 한 자리 늘려 이남우 한국거버넌스포럼 회장을 신규 선임하라고 요구했다.

얼라인은 JB금융 이사회를 개혁해야 저평가돼 있는 주가가 제자리를 찾는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JB금융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7배로 KB금융지주와 함께 한국 은행주 중 최고 수준이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4.1배로 KB금융,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에 이은 4위에 머물러 있다. JB금융은 최근 자사 성과가 뛰어나 현 이사회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이 그야말로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다. 누가 주총에서 승기를 잡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삼양사와 얼라인 간 지분율 차이가 0.57% 포인트에 불과해 OK저축은행과 4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6.41%)이 누구 편을 들지가 관건이다.

이들의 선택에 길잡이 역할을 할 의결권 자문사 판단도 2대 2로 갈린 상황이다. 한국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최근 “얼라인 안이 이사회 감시 기능 측면에서 더 적합하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연기금도 얼라인 편을 들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JB금융 측에 서 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