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 핵·미사일 개발 자금 차단 협의체 출범

입력 2024-03-27 08:45
이준일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우)과 린 드베보이스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대행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불법 핵·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줄과 자원 등을 차단하기 위한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주미한국대사관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양국 외교·정보·제재·해상차단 담당 관계부처와 기관 담당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한·미 ‘강화된 차단 TF’(Enhanced Disruption Task Force)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준일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린 드베보이스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대행이 각각 수석 대표로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 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정제유 반입 현황과 차단 방안을 집중 협의했다. 국제사회는 2017년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으로 반입되는 원유를 400만 배럴, 정제유 50만 배럴로 각각 제한했다. 그러나 중국, 러시아 등을 통해 상당량이 밀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북한은 약 150만 배럴 이상의 정제유를 반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는 대북 정제유 밀수에 연루된 개인과 기업에 대한 독자 제재를 적극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또 북러 밀착에 따라 러시아가 북한에 정제유를 제공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북러 간 불법적 협력을 중단시키는 방안을 협의했다. 한·미 연내 서울에서 2차 회의를 갖기로 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