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가상 양자대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라잡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단위 여론조사는 물론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선전이 도드라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 부각되는 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층 결집을 이뤄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모닝컨설트와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지난 8∼15일 유권자 4932명 대상)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7개 경합주 중 6곳에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리조나,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 지지율 상승을 이뤄냈고, 조지아에서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격차가 벌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민주당 우세 지역이었던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 특히 선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위스콘신에선 1% 포인트 우세로 나타났고,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서는 45%로 동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각각 4% 포인트, 2% 포인트, 6% 포인트씩 뒤졌다. 네바다에서는 바이든 대통령(44%)이 2% 포인트 낮았지만, 격차는 한 달 전보다 4% 포인트 줄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리조나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격차(각 5% 포인트, 6% 포인트)를 줄였지만, 여전히 열세를 보였다. 조지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우위가 6% 포인트에서 7%포인트로 늘었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사가 지난 5개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일관되게 열세를 보였던 바이든 대통령에게 희망적인 소식이라며 “국정연설 이후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했고, 경합주 유권자들이 이전 조사보다 경제 상황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분석했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상승세가 나타났다. 모닝컨설트가 별도로 자체 진행한 여론조사(지난 20~22일 유권자 4000명 대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4%로 트럼프 전 대통령(43%)을 1% 포인트 앞섰다. 모닝컨설트는 “올해 들어 바이든 대통령이 우위를 보인 첫 번째 조사”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1~2월 꾸준히 우세를 보였지만, 슈퍼 화요일 경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을 앞선 적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긍정적인 뉴스보다 부정적인 뉴스가 더 많이 주목받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됐던 중동 사태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것도 바이든 대통령에겐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 이번 조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이 대선에 중요하다고 답한 유권자는 39%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유권자 9%는 제3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고,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도 5%로 조사됐다.
하버드 CAPS-해리스폴 여론조사(지난 21– 22일 유권자 2111명 대상)에서 바이든 대통령(49%)과 트럼프 전 대통령(51%) 지지율 격차는 2% 포인트로 지난달 조사(6% 포인트) 때보다 줄어들며 오차 범위 내 격돌 구도가 나타났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