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급진 이슬람주의자의 테러, 배후는 우크라이나”

입력 2024-03-26 22:0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온라인 화상을 통한 테러 대책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를 급진 이슬람주의자의 소행으로 인정하면서도 우크라이나가 배후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테러 대책 회의에서 “이슬람권이 수세기 동안 이념적으로 싸워온 급진 이슬람주의자에 의해 이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이제 누가 그것을 명령했는지를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테러범들이 우크라이나로 도피하려 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곳에서 누가 기다렸는지를 알아야 한다”며 “(이번 테러는) 우크라이나 네오나치 정권에 의해 2014년부터 자행된 여러 (공격) 시도의 하나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에서 2013년 11월 유로마이단 혁명 이후 들어선 친서방 정권이 이번 테러도 지원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내놓지 않았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분파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은 지난 22일 모스크바 외곽 크로커스 시티홀 총격·방화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후에도 IS를 거론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제기해 왔다.

이날 회의에서 테러 사망자 수가 139명으로 늘고 부상자는 182명으로 집계된 것으로 보고됐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을 향해 “우크라이나가 연관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다른 국가에 주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우크라이나와 연결할 수 있으면 무엇이든 시도하고 보는 크렘린궁의 선전전”이라고 받아치며 “이번 공격은 전적으로 IS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