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 없는 홍철팀’이 아닌 ‘원숭이 없는 원숭이 도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원숭이 도시’로 유명한 태국 롭부리시에서 원숭이 퇴출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
26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전날 ‘원숭이 마을’ 롭부리에서 원숭이 집단 포획 작전에 들어갔다.
한때 롭부리의 명물이었던 원숭이는 관광객 유치 등 경제적인 면에서 효자 역할을 했으나, 이제는 주민을 해치는 골칫거리로 전락한 상태다.
코로나19와 엠폭스 유행 이후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먹이가 부족해진 원숭이는 민가에 내려와 주민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또 허기진 원숭이들이 점점 난폭해지면서 2020년엔 원숭이 수백 마리가 ‘패싸움’을 벌인 일도 있었다.
태국 정부는 중성화수술로 개체 수 조절에 나섰으나 이는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현지 천연자연환경부는 피해를 입은 주민에게 최대 10만밧(370만원)을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전에는 진정제를 쏘는 방식으로 원숭이를 잡았으나, 약효가 돌기 전 원숭이들이 도망치거나 사람에게 해를 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이번 작전은 포획틀로 직접 잡아들이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수도 방콕에서 동북부로 140㎞가량 떨어진 롭부리 지역에 서식하는 원숭이는 현재 1만 마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시가지 주변에만 2200여 마리가 몰려있는 상황이다.
포획된 원숭이들은 나콘나욕주 야생동물 구조 센터를 거쳐 롭부리주 원숭이 공원으로 보내진다.
롭부리시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한 여성은 “원숭이들은 사람들로부터 휴대전화를 빼앗기도 했다. 그 뒤를 쫓아가도 원숭이들이 건물 위로 올라가는 바람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방콕포스트에 전했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