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女 5명 중 1명 “아이 낳을 생각 없다”, 이유는?

입력 2024-03-2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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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여성 5명 중 1명, 미혼 남성 7명 중 1명꼴로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결혼으로 경제적 여유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은 기혼층보다 미혼층에서 더 낮게 나타났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 사회의 저출산 문제를 파악하고자 실시한 ‘제1차 국민인구행태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만 20세~44세 미혼·기혼 남녀 각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23일~11월 13일 전화설문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자들은 결혼으로 얻을 수 있는 긍정적 가치(복수응답)로 ‘관계적 안정감’(89.9%), ‘전반적 행복감’(89.0%), ‘사회적 안정’(78.5%) 등을 꼽았다.

‘경제적 여유’를 꼽은 응답자는 71.8%로 다른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결혼을 통해서 ‘경제적 여유’를 얻을 수 있다는 응답은 기혼 여성(75.4%), 기혼 남성(73.4%), 미혼 여성(72.5%), 미혼 남성(68.4%) 순으로 나타났다. 30% 안팎은 결혼으로 ‘경제적 여유’를 성취할 수 없다고 인식한다고 했다.

모든 집단에서 이상적인 자녀수로 2자녀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으로 1자녀라고 답한 응답자가 많았다. 미혼 남녀의 경우 무자녀 희망비율이 3자녀 이상 희망비율보다 높았다. 기혼 남녀의 경우 반대로 3자녀 이상 희망비율이 무자녀 희망비율보다 높았다.

무자녀를 희망하는 비율은 미혼 여성(21.3%), 미혼 남성(13.7%), 기혼 여성(6.5%), 기혼 남성(5.1%) 순이었다.

협회는 “미혼 여성의 5분의 1 정도가 무자녀를 선호하고, 미혼 남성 역시 기혼자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자녀를 원하고 있었다”며 “미래 출산 가능성이 있는 미혼 남녀의 이런 가치관은 현재의 초저출산 현상을 장기간 지속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협회는 자녀를 낳았을 때 느끼는 우려와 성취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응답자의 96%가 ‘자녀는 성장기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데 동의했다. 자녀를 낳아 기르는 과정에서 그 만큼 양육비용 부담이 크다는 뜻이다. 그 외에 염려로는 ‘자녀들이 겪게 될 미래가 걱정이다’(88.8%), ‘자녀는 여성의 경력에 제약이 된다’(77.6%), ‘자녀는 부모의 자유에 제약을 준다’(72.8%) 등이 꼽혔다.

자녀를 낳는 일이 성취를 준다는 응답도 높았다. ‘부모는 자녀를 키우며 정신적으로 성장한다’와 ‘자녀의 성장은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이다’는 문항에 각각 92.3%와 83.0%가 동의했다. 부부 유대감에 있어서는 82.7%가 ‘자녀는 부부관계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준다’고 봤다.

가장 이상적인 육아휴직 배분 방식으로 ‘엄마와 아빠 반반씩 사용’을 꼽는 비율은 미혼 여성이 77.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혼 남성(64.9%), 기혼 여성(70.9%), 기혼 남성(60.6%) 순으로 응답했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2040의 가치관과 태도가 저출산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조사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들의 변화가 한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저출산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