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남은 고난 채워가며 예수와 복음 위해 살리라.”
고난주간이 시작된 지난 24일 서울 강북구 도봉로 수유리교회(임응순 목사). 70여명 청년들은 두 팔을 높이 들고 울며 한목소리로 찬양하고 있었다. 예배당은 이들의 찬양 소리와 기도의 열기로 뜨거운 분위기였다.
이곳에서 매달 ‘유플레임(U-FLAME)’ 청년 연합예배가 드려진다. 유플레임은 ‘너가(U) 불꽃(flame)’이라는 뜻으로 불꽃 같은 청년 부흥을 위해 지역교회가 연합한 공동체다. 수유리교회를 비롯해 강원도 철원군 파더스교회(이종용 목사), 경기도 이천 사랑교회(지태화 목사), 서울 한사랑교회(박규태 목사), 서울 믿음교회(송유석 목사)를 중심으로 주변에 있는 작은 교회들도 함께 예배에 참여 중이다. 모임을 주최하는 5개 교회 중 기독교대한성결교회에 속한 한사랑교회와 수유리교회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교단이 다르다. 초교파적 연합 모임인 것이다.
청년들은 출신교회와 상관없이 함께 예배팀을 구성하고 목회자들은 돌아가며 말씀을 나누는 게 특징이다. 이날은 최근 신앙생활을 시작한 청년의 간증을 듣는 시간이 마련됐다. 2주 전 U-FLAME 연합 수련회를 다녀온 김기선(19)씨는 “닮고 싶은 모범생 친구가 교회 다닌다는 얘기를 듣고 따라왔다”며 “기도 중 마음속의 모든 근심이 사라졌다. 교회로 나를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이종용(48) 파더스교회 목사는 철원지역의 연합예배를 위해 기도 제목을 나눴다. 이 목사는 “지난번 U-FLAME이 철원에 찾아와 연합예배를 드릴 때 새롭게 교회를 찾은 청년들도 있다”며 이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U-FLAME 공동체를 이끄는 박규태(64) 한사랑교회 목사는 ‘십자가의 도(시 23편)’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박 목사는 “우리 목자 되신 예수님께서 친히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셨다. 예수님을 따라 의의 길, 십자가의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말씀 이후 임응순 수유리 교회 목사가 나와 “한 주간 시작될 고난주간을 기도로 준비하자”며 기도하기 시작했다.
청년들은 하나둘씩 강단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었고 목사들은 다음세대의 머리에 손을 올려 안수기도했다. 부모세대는 앞으로 나온 다음세대의 몸에 손을 대고 눈물로 함께 기도했다. 청년들은 예배 후 지하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거나 흑인 찬양사역자 조셉 붓소가 인도하는 찬양 집회에 참석하여 기도를 이어갈 수 있다.
이동은(37) 수유리교회 부목사는 “공식적으로 연합예배 시간은 2시간이지만 이후에도 남아서 저녁 9시까지 기도와 찬양의 자리를 지키는 청년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U-FLAME 공동체의 장점은 청년 공동체를 소망하는 개척교회 목회자 자녀들이 또래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점에 있다. 한사랑교회에서 목회자 자녀로 자라온 박예지(26)씨는 “형제가 서로 연합하여 동거하는 것이 선하다는 말씀처럼 다른 교회 청년들을 가족같이 여기고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좋다”고 얘기했다.
연합 모임에 참여한 교회 목회자들은 “부흥의 비결은 자신들이 아닌 하나님의 역사하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 목사는 “한사랑교회와 수유리교회의 연합으로 2022년 7월부터 시작된 기도회가 청년 부흥의 시작이었다. 처음엔 두 교회 합쳐도 참석한 청년이 20명이 채 안 됐는데 현재는 청년부 인원이 4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교회 모임에서 만났던 교회 중 뜻이 맞는 이들과 연합하기 시작했다. 이후 하나님께서 계속 동역자와 일꾼을 보내주시는 것을 경험한다”고 전했다. 임 목사는 “이곳은 가정공동체 같은 작은 교회들이 모였다. 성경에 나온 문둥병자와 같이 낮아진 마음으로 함께 연합하여 가족 같은 공동체를 이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정숙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같은 지역교회더라도 교단에 따라 철저히 분리되고 지역 목사간 교류와 대화가 단절된 상황이다. 지역교회들이 청년부 인구절벽 위기를 위한 연합활동과 모임을 주도하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글·사진=김수연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