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40% 사이버폭력 경험… 가해 이유는 ‘보복’

입력 2024-03-26 11:1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국민일보DB

지난해 우리나라 청소년의 약 40%가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타인을 향해 사이버폭력을 행사하는 주요 이유로는 ‘보복’이 꼽혔다. 청소년의 디지털 혐오 표현 노출 역시 증가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26일 청소년(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9218명과 성인(만 19~69세) 76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학년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40.8%, 성인의 8%가 사이버폭력(가해·피해·가해+피해)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 청소년은 0.8% 포인트, 성인은 1.6%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방통위는 지난해 5월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선언 이후 일상 회복이 이뤄지면서 온라인 활동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이버폭력의 가해·피해 경험은 청소년과 성인 모두 남성이 높았으며 청소년은 중학생, 성인은 20대가 가장 높았다.

청소년은 주로 온라인 게임(48.3%), 성인은 문자나 인스턴트 메시지(64.2%)를 통해 사이버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된 사이버폭력 가해 동기에 대해 청소년은 ‘보복’(38.6%), 성인은 ‘상대방이 싫거나 화가나서’(26.8%)를 꼽았다. 청소년과 성인 모두 자기 통제력과 타인에 대한 공감, 이해 부족 등으로 사이버폭력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복수심으로 사이버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사이버폭력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었다. 실제로 청소년 사이버폭력 가해 경험자 10명 중 8명은 피해도 동시에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청소년의 경우 사이버폭력 가해 후 사안의 심각성이나 죄의식을 더 많이 인식하면서도 놀이 또는 유희적 행위로 인식하는 경향이 전년의 13.3%에서 17.2%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청소년 14.2%(1.7% 포인트 증가), 성인 11.7%(2.9% 포인트 감소)가 디지털 혐오 표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디지털 혐오에는 국적·인종, 종교, 성소수자, 장애, 성별, 신체·외모, 다문화, 노인·특정 세대, 저소득층, 학벌·학력, 지역, 정치 성향에 대한 혐오 표현이 모두 포함된다.

또 청소년 10.0%(전년 동일), 성인 15%(0.5% 포인트 증가)가 디지털 성범죄를 목격했다고 응답했다.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청소년(91.1→92.5%)과 성인(86.4→89.3%) 모두 전년 대비 상승했다.

방통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반영해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효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