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나운서가 최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방한을 취재하러 한국에 왔다가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워 자국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논란을 촉발한 건 최근 한국을 방문한 한 일본인 A씨의 글이었다. 26일 온라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일본 언론인이 야구장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바로 경비원에게 혼났다”고 전했다. 그는 ‘2024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를 관람하기 위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했을 때 이 같은 장면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잠시 뒤 재차 글을 올려 “조금 전 노상 흡연으로 혼났는데도 다른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한국에 뭐 하러 온 건가. 주의를 주지 않는 스태프도 문제”라며 직접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LA 다저스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한 남성이 전자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담겼다. 고척스카이돔에는 흡연 부스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담배를 피운 남성은 일본 아나운서 미야네 세이지(60)로 밝혀졌다. 오타니를 취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미야네는 1987년 아사히방송 리포터로 활동을 시작해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일하고 있다. 그는 2017년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위안부 동상이 세워진 것을 보도하면서 한국을 맹비난해 혐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본인들은 미야네의 행동을 두고 “나라 망신”이라거나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야후 재팬에 게재된 관련 기사에는 4000여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대부분 미야네를 질타하는 내용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미야네는 방송에서 직접 사과했다. 그는 지난 21일 일본 요미우리TV ‘인포메이션 라이브 미야네야’에 출연해 “어제 한국에서 방송할 기회가 있었는데 금연구역에서 전자담배를 피웠다”면서 “주변의 많은 분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렸다. 죄송하다. 앞으로 초심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하겠다. 다시 한번 잘 부탁드린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