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아트센터는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로 공연, 전시, 강연을 선보이는 통합 기획인 두산인문극장을 개최한다. 2013년 시작된 두산인문극장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과학적, 인문학적, 예술적 상상력이 만나는 자리로 그동안 다양한 주제를 통해 근원적 질문을 던졌다.
올해 두산인문극장의 주제는 ‘권리’다. 두산아트센터는 25일 ‘두산인문극장 2024’ 제작발표회를 열고 4월부터 4개월간 ‘권리’를 주제로 한 연극 3편, 전시 1편, 강연 8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요안 두산아트센터 프로듀서는 “2022년 두산인문극장의 주제가 ‘공정’이었다”며 “이 주제를 좀 더 발전시키고 확장할 수 있는 주제를 찾다가 나온 주제가 ‘권리’”라고 주제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연극 3편은 각기 다른 시각과 방식으로 ‘권리’라는 주제를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권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원래 누가 소유했던 것인지 아니면 양도받은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다음 달 30일 개막하는 ‘더 라스트 리턴’은 인기 공연의 마지막 취소 표를 차지하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으로 권리 투쟁을 하는 이야기다. 아일랜드 극작가 소냐 켈리의 작품을 연출가 윤혜숙이 올린다.
5월 28일 개막하는 ‘인정투쟁; 예술가 편’은 예술가로서 권리가 부정당함으로써 자기 존중을 상실하게 된 장애인 배우들의 투쟁을 다룬 작품이다. 극작가 겸 연출가 이연주가 2019년 극단 애인과 함께 선보여 주목을 모은 바 있다. 6월 25일 개막하는 ‘크리스천스’는 종교를 소재로 우리 삶의 근간을 이루는 다양한 믿음에 대한 논쟁을 그린다. 미국 극작가 루카스 네이스의 희곡을 연출가 민새롬이 무대화한 작품으로 2018년 국내 초연했다.
전시는 ‘우리는 개처럼 밤의 깊은 어둠을 파헤칠 수 없다’는 제목으로 5월 15일부터 6월 22일까지 두산갤러리에서 열린다. 인간 중심적 사고를 반성하고, 비인간 존재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조각, 영상, 사진, 설치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고사리, 권동현·권세정, 박화영, 엘리 허경란 작가가 참여했다.
총 8회에 걸친 강연은 정치, 철학, 과학,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인권(아동권, 장애인권, 노동권)부터 동물권, 로봇권까지를 살펴본다. 송지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의 ‘인권의 미래’를 시작으로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의 ‘아동학대와 훈육의 경계’, 김도현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활동가의 ‘장애학의 관점에서 본 장애인권’, 김대륜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양학부 교수의 ‘노동은 어떻게 권리가 되었는가’, 정희진 여성학자의 ‘인권, 다양성과 배려를 넘어서’, 박주연 변호사의 ‘동물의 권리와 동물법’, 권윤경 서울대 역사학부 교수의 ‘노예, 권리를 빼앗긴 자들의 투쟁’, 전치형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 대학원 교수의 ‘로봇의 권리, 인간의 자리’ 등을 진행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