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때리기’ 한동훈엔 ‘피로감’…발언 거친 이재명엔 ‘불안감’

입력 2024-03-25 19:29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5일 전남 순천을 방문해 상점에서 핫도그를 구매해 시식하는 장면. 오른쪽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기장시장에서 부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과 함께 해산물을 맛보는 장면. 뉴시스

여야 모두에서 당을 이끄는 대표의 메시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재명 때리기’만 일관하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화법에 피로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강도 높은 발언이 정치적 논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높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타깃으로 하는 공격적인 발언을 양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생이나 미래지향적인 메시지가 가려진다는 지적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도 이 대표와 조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한 위원장은 한양대에서 열린 서울 현장 중앙선거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나 조 대표 같은) 그런 분들이 권력을 잡으면 사적인 복수나 자기 방탄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면서 민생이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공개 석상에서 이 대표에 대해 ‘범죄 피의자’ ‘범법자’ 등 거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여당 대표가 됐는데도 과거 법무부 장관 시절 야당과 싸우던 버릇을 못 고친 것 같다”면서 “협치를 바라는 중도층이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저출생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을 향한 한 위원장의 메시지가 강렬하고 선명하다 보니 정책 현안들이 상대적으로 가려지는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최근 이 대표의 현장 발언이 거칠어지면서 ‘말실수’ 논란이 터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높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조차도 우리가 힘을 모아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느냐”며 탄핵을 시사했다.

또 22일엔 “(윤석열정부가) 왜 중국에 집적거리느냐. 그냥 ‘셰셰’(감사하다는 뜻)하면 된다”고 말해 ‘대중 굴욕 외교’ 논란을 자초했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경기 의정부에선 경기도 분도를 반대하며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강원도 비하’ 논란이 일었다.

이 대표는 이날도 김해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차라리 없으면 낫지 않았겠는가”라며 발언 수위를 바짝 끌어올렸다.

지난 24일엔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제안해 국민의힘으로부터 ‘선거용 매표 행위’라는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 발언으로 인해 크게 한 번 역풍이 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신용일 이종선 기자 mrmonster@kmib.co.kr